2012년 7월 1일~2일. 여행 열두~열세번째 날.
* 경고같지 않은 경고를 하자면...이번 포스팅엔 사진이 너무 많음
7월 1일, 우리는 아침일찍 일어나 아침(이라고 쓰고 와플이라고 읽는다)을 든든히 먹은 뒤 우체국에 들러 집에 편지를 부친 다음 버스터미널에 갔다. 리스본에서 포르투까지는 버스로 5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열심히 자면서 오후 느즈막히 포르투에 도착했다.
포르투에서는 매그넘호스텔이라는 곳에 머물렀는데, 리스본의 굿모닝호스텔보다는 조금 썰렁한 느낌이지만 역시 이 곳도 깨끗하고 쾌적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포르투갈이 관광지로 떠오른지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 호스텔들이 다 새로 문을 연 곳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깔끔하고 쾌적할 수밖에. 거기다가 포르투갈의 저렴한 물가까지 더해져 포르투갈에선 어느 호스텔을 가든 후회할 일은 없을 듯하다.
이날은 너무 피곤해 숙소에서 편히 쉰 뒤, 둘째날인 2일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했다. 사실 1일 저녁에 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맞붙었는데 스페인이 이겼다. 포르투갈을 여행하고 있으므로 기왕이면 포르투갈이 이기길 바랐는데...
우리는 판초(?)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Free walking tour에 참여했다. 말 그대로 공짜다.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개념으로 각 호스텔에서 모인 사람들을 데리고다니며 포르투 시내 곳곳을 설명해준다. 프리 워킹 투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탈 일 없이 무조건 걸어다닌다.
우선 포르투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광장에서 투어가 시작된다.
그리고 곧장 포르투 구석구석의 명소를 데리고 다닌다. 설명을 들었지만 무려 2년전 설명이므로 까먹었다. 다른 분들은 부디 좀 더 알찬 여행을 하시길.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 도서관에 영감을 줬다는 포르투의 렐로 도서관. 투어가 끝나고 따로 다시 가봤다. 실내가 무척 신기하게 돼있는데 사진을 못 찍게 한다.
포르투 기차역 상벤투. 아름다운 기차역이다.
하지만 난 역시 이런 길거리가 주는 느낌이 더 좋다. 파스텔톤, 붉은 지붕이 인상적이던 리스본이랑은 또 다르게 벽에 타일 장식이 많다. 리스본보다 더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시내 곳곳에선 이런 학 모양 그림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모두 100마리라던가 500마리라던가 뭐 그랬는데.... 병에 걸린 애(?)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 하여튼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아이가 학을 갖고 싶다고했나, 그래서 포르투 시민들이 그려줬다고 했다. 포르투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감동적인 학그림이라고 한다. 설명이 기억이 나질 않아.... 2년전 여행기를 쓰는건 정말 힘든 일이구나.
이제는 포르투 강에 갈 차례다. 날씨가 너무나 맑고 경치는 말할 것도 없이 아름다워서 셀카를 수백장 찍었다.
철길과 인도가 합쳐져있는 이 매력적인 다리 아래에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포르투가 펼쳐져있다.
꼬불꼬불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라고 한다. 가장 오래된 집도 이 곳에 있다. 가이드 말로는 보기엔 매력적으로 보여도 상하수도 시설이 오래되고 고치기도 힘들어 살기엔 매우 불편하다고...
이렇게 빨래가 걸려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물씬 난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내려오면 어느새 강가에 다다른다. 날씨가 지나치게 쾌청하다.
포르투의 전통음식이라는 프란시스나다. 약간 새콤한 맛의 소스를 끼얹은 고기+치즈+빵이다. 맛있는데 먹다보면 느끼해서 좀 남겼다.
프란시스나를 다 먹고 워킹 투어 사람들과 바이바이. 무료 투어긴 했지만 그래도 가이드한테 팁을 주는 게 예의일 것 같아 매우 적은 팁을 주고 왔다.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그냥 우리는 가난한 여행자니까ㅠㅠ..?
렐로서점에 다시 가본 뒤에 숙소로 돌아가서 쉬었다. 저녁엔 강가에 나와서 다른 호스텔에서 묵는다는 애 2명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이날 내가 쓴 일기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만약 유럽에서 살게 될 일이 있다면 1순위는 물론 껑이지만(내가 교환학생으로 있던 곳), 2순위는 여기로 정했어." 포르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 이날 쓴 돈
리스본 지하철 1.25/ 포르투까지 가는 버스 17.1/ 포르투 호스텔 40.5(인터넷으로 낸 디파짓 10% 제외)/ 장본 것 6.7/ 워킹투어 팁 5/ 점심 프란시스나 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