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8일. 여행 열여덟번째 날.
민박집 아주머니의 성화에 일찍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야 밥을 먹을 수 있다고.... ㅠㅠ 난 원래 여행을 부지런하게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런 곳이 부담된다. 느즈막히 일어나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내가 보고싶은 것만 천천히 보고 싶다. 이 때의 경험으로 웬만하면 한인민박을 다니지 않겠다는 나만의 원칙이 생겼다. 어쨌든 이 날 아침을 먹고 민박집에서 만난 사람이 나와 내 친구에게 껴서 같이 다녔다.
첫번째 목적지는 바르셀로나의 상징,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한국말로 성 가족 성당이라는 뜻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면 바로 그 큰 성당이 보인다. 사실 워낙 커서 안 보이는 게 이상하다.
아직도 공사중이라는 어마무시한 스케일의 건축물이다.
성당 입구가 참 특이하다. 유럽 여행 꽤 다녀본 편이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정말 독보적으로 독특한 성당이다. 가우디, 가우디 하는 건 이유가 있겠지. 다만 내 취향은 아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 모습. 정말 특이하긴하다. 하지만 난 다소 집중이 안 되는 느낌...
성당 내부보다 더 좋은 건 성당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바르셀로나다. 바르셀로나 한복판에 위치했기에 사방에서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요런 풍선같은 동그라미들이 보글보글 모여있는 건 색감도, 모양도 맘에 든다. 사그라다파밀리아에서 가장 내 맘에 드는 포인트였다.
관광객을 구경하는 관광객.
이런 꼬불꼬불한 나선형 계단으로 내려와야 한다. 본의아니게 출연한 내 발;;
떠나기 전에 괜히 아쉬워 한번 더 찍어봤다. 남들은 여기서 엄청난 감동을 얻는 것 같았지만 난 그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크기에 압도되기는 했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피카소박물관으로 갔다. 원래 갈 계획은 아니었는데, 이 날 무료입장이라길래 그냥 가기로 했다. 무료라는 소문을 어디서 다들 그렇게 듣고 왔는지, 줄이 길다.
저녁으로는 해물 빠에야를 먹었다. 가장 기본으로 먹었는데, 약간 짭짤한 것 빼고는 입에 매우 잘 맞았다. 근데 사진이 그닥 맛있게 찍히지 않았어...ㅠㅠ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우리는 민박집에서 같이 묵는 사람들과 분수쇼를 보러갔다. 약간 찌뿌둥했던 낮동안과는 달리 저녁엔 날씨가 매우 좋았다. 어째서지...
이 날 무슨 모터쇼(?) 축제가 있어서 사람이 더 많았다.
우리가 도착한 저녁 6시 반 즈음엔 이렇게 밝았지만..
점차 어두워지더니
조명이 켜지며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바르셀로나, 좋아요!
★ 이날 쓴 돈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료 14/ 점심 6/ 기념엽서 3.9/ 바르셀로나 교통 10회권 9.25/ 빠에야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