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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낀건 장 도미니크 보비라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굉장히 저널리스트적인 사람이라는 거다.(물론 실제로 패션잡지의 에디터이기도 했지만...) 한쪽 눈커풀을 빼놓고 전신이 마비된 그는 마지막 사는 날까지 세상을 표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가 눈커풀을 깜빡거리며 글을 쓸때만큼은, 병을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잠수종처럼 무거운 육체에 갇혔지만, 그의 정신만큼은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다닌다. 그렇게 그는 그의 정신은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세상에, 그리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외친다. 종종 찾아오는 무기력함 앞에서 고꾸라질때마다 그 장면 장면이 떠오른다.
죽음앞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행운을 지닌 이가 몇이나 있을까. 그러니까 그 어떤 순간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말아야지, 하고 되뇌이게 된다.
감각적인 색감과 섬세한 연출, 프랑스 영화치고는 덜 지루한 전개방식(나에게만?), 군데군데 삽입된 시각적인 느낌의 OST. 영화는 전체적으로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담백한 화면처럼 던지는 메시지도 담백하다. 영화 뭐 보지?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