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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쫓으려는 남한 거주 외국인들 만나보니…(2013-04-11)

북한이 내쫓으려는 남한 거주 외국인들 만나보니…

불안감 호소하는 외국인도 있지만 대부분 큰 동요 없이 차분해노컷뉴스 | 입력 2013.04.11 07:03
[CBS 박종관 김지수 전솜이 기자]

북한이 최근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빨리 철수하라고 위협한 데 이어 조만간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동북아의 화약고인 한반도를 바라보는 외신들은 전쟁 위기 속에서 벚꽃축제를 즐기는 한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외국인들이 밀집한 서울 이태원과 서래마을, 명동 등지에서 10일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북한이 위협 강도를 날로 높이면서 실제 긴장감을 느끼는 외국인들이 생기긴 했다.

서래마을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 귀니아 쉐요(47ㆍ여) 씨는 "북한에서 많은 선동을 하는 것 같고 북한 주변에 있다 보니 긴장감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며 "긴장이 높아지니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모두들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새디 플로랑스(40ㆍ여) 씨도 "차분하게 바라보려고 하지만 우리 대사관에서 나오는 정보와 돌발 가능성에 대해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많이 무섭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있는지, 또 이에 대해 어떤 안내나 지시가 있는지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은 이 같은 불안감에 불을 댕겼다.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을 떠나기도 했다.

이태원에서 만난 미국인 로버트 채드윅(43) 씨는 "친구들 중 몇 명은 실제로 가족들을 오늘(10일) 싱가폴이나 홍콩에 보낸 사람도 있다"며 "난 솔직히 크게 걱정 안하는데 아무래도 오늘부터 이런 분위기가 생긴 것은 맞다"고 전했다.

스위스 국적의 뮈리엘 로레쉐(27ㆍ여) 씨도 "지금은 걱정되지는 않지만 만약 미사일이 내 머리 위를 날아다니다면 무서울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한반도에 머문 지 오래된 외국인들은 대부분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한 프랑스인은 "대사관에서 말하기는 우리가 여기에 있어도 되고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이 기다리라고 했다"며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남북한 관계를 잘 모르니까 무서워할 수도 있지만 우리처럼 한국에 좀 산 사람들은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에 비춰 북한의 위협이 심각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분석하는 외국인들도 상당수 있었다. 독일인 라이너 바흐(52) 씨는 "항상 가능성은 있어왔지만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벌일 확률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영향력이 있고 중국도 갈등에 개입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서 전쟁을 원조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천안함 침몰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을 한반도에서 경험한 외국인들은 실생활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6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는 프랑스인 프랑보 뱅상(43) 씨는 "이제는 북한이 어떤지 익숙해져서 평소랑 다르게 지내지 않는다"며 "프랑스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하긴 하는데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한 대사관 중 어느 곳도 자국민의 귀국을 권유하지 않고 있다. 자국민의 안전을 매우 중시하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조나단 그로트(24) 씨는 매일 주요 국가의 대사관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서울의 어떤 대사관도 여행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자국민의 귀국을 권유한 곳도 없다"고 전했다.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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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공을 살려 프랑스어를 써먹은 기사. 동기들은 이태원으로, 나는 불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서래마을로 보내졌다. 우연히 학부때 프랑스어 토론 동아리 담당이었던 P교수님도 만나서 엄청나게 반갑고, 내 꼬라지가 너무나 초췌해 엄청나게 부끄러웠다. 대답을 너무나 잘해준 스페인 사람을 만났는데 내가 인서트 파일을 날려먹은 건 아직도 아쉽다. 일단 그사람에게 스페인어로 말해달라고 부탁하고, 내가 스페인어를 모르니 그 얘기를 그대로 다시 영어로 부탁해서 해석까지 완벽하게 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심지어 칭찬을 잘 안해주는 바이스가 너 머리 잘썼다고 해주시기까지 했는데ㅋ), 녹음기 REC 버튼이 안눌려져있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