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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에 동반자살…치매가 부른 잇따른 비극(2013-05-15)

살인미수에 동반자살…치매가 부른 잇따른 비극

"날 죽이려 한 아내 용서해달라" 치매 남편 호소…청송에선 치매 비관 동반 자살


2013-05-15 13:43

CBS 전솜이 기자



부부의 날인 오는 21일을 앞두고 배우자의 치매 때문에 빚어진 노부부들의 비극사가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날 죽이려 한 아내 용서해달라" 치매 남편 호소에 선처 


14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 합의 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치매에 걸린 남편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71) 씨에게 "살인미수가 아니라 상해로 인정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자택에서 치매에 걸린 남편 전모(81) 씨가 자신에게 "바람을 피운다"며 욕설을 하고 괴롭히자, 남편의 머리를 가정용 변압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이날 재판에서 "지난 수 년간 정성껏 남편을 보살폈지만 남편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면서 욕설도 퍼붓고 의처증도 심해졌다"면서 "순간 화를 참을 수 없어 그랬다. 내가 잘못했다"며 흐느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번 재판에서 남편 전 씨는 증언 영상을 통해 "제 처가 저를 죽이려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에 개의치 마시고 용서해달라, 우리 부부가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선처를 호소했다. 배심원단은 2시간여에 걸친 평의 끝에 다수결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로 결론을 지었다. 이어 재판부는 "살인미수가 아닌 상해로 인정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남편과 자식들이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다는 점, 또 피해자가 정성껏 병수발을 해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내가 죽고 나면 어쩌나" 치매 걸린 아내와 함께 목숨 끊어 


하루 앞서 경북 청송에서는 한 80대 노부부가 저수지에 차를 몰고 들어가 목숨을 끊었다. 치매를 앓던 부인을 4년 동안 극진하게 간병하던 남편이 부부가 함께 떠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13일 오후 4시 30분쯤 경북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 국골저수지에서 승용차 한 대가 빠져 있는 것을 산불 감시요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인양된 차 안에서는 인근 마을에 사는 이모(89) 씨와 아내 채모(83)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할아버지가 아내를 승용차에 태운 뒤 저수지로 질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씨의 집에서는 "내가 먼저 죽고 나면 (아내가) 요양원에 가야하니까 내가 운전이라도 할 수 있을 때 같이 가기로 했다. 미안하다"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유족 등의 진술에 따르면 이 씨는 막내아들 내외와 함께 살았지만 4년 전부터 치매증상을 보이는 아내의 병 간호를 도맡아왔다.


또 요양원에는 절대 갈 수 없다는 아내의 말에 "절대 그러지 않겠다"며 묵묵히 간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할머니가 낮에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할아버지의 자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는 유족의 진술과 유서 등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기사 주소: http://www.nocutnews.co.kr/103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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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어쩌다보니 치매 관련 안타까운 뉴스가 많이 나왔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내 라인에서 나온 사건이라(남부지법) 캡이 치매 관련 사건들을 하나로 얽어보라고 하셨다. '이렇게 우라까이하며 마구 엮어도 되나'싶었는데, 어쨌든 이런 식으로도 여러 사건이 얽혀서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배웠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