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인부 8명중 한 명 빼고 전원 사망(2013-07-18)
수몰 인부 8명중 한 명 빼고 전원 사망
2013-07-18 00:39
CBS노컷뉴스 전솜이 기자
17일 저녁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배수지 수몰 사고현장에서 추가로 수습된 실종자 시신이 구급차로 옮겨지는 과정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노량진 수몰 사고 피해자 8명 전원의 생사가 확인됐다.
1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인부 거운데 이원익(41) 씨 한 명만 생존하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중국 국적의 조호용(60) 씨는 사고 현장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5일 오후 6시 40분 숨졌고, 역시 중국 국적인 박명춘(48) 씨도 17일 오전 7시 50분 수몰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중국 국적의 이승철(54), 박웅길(55) 씨도 17일 오후 9시 40분에 시신으로 발견됐고, 같은날 오후 11시 45분쯤 한국인 임경섭(44) 김철덕(54) 이명규(62) 씨 등 나머지 실종자들도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구조대에 발견됐다.
수몰 사고 사망자들의 합동 분향소는 서울 고대구로병원에 마련됐다.
이 기사 주소: http://www.nocutnews.co.kr/10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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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그 절망스러운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사고가 난 뒤로 사고 현장에선 수색작업이 계속됐지만 기다리는 사람들 입장에선 사실상 시신을 기다리는 거나 다름없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그 무거운 분위기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사실 사고 현장은 기자로서 일하기엔 정말 안 좋은 환경이었다. 기사를 편하게 쓸만한 곳도 부족했고, 사고 현장에 기자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긴 했지만 매우 열악했기때문에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하기위해 콘센트를 찾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사실 나는 배도 고팠고, 잠도 많이 왔다. 제대로 씻지 못해서 씻고싶었고 집이 너무 그리웠다. 그렇지만 그런 나의 '신체적 힘듦'을 얘기하기는, 아니 그런 '불편함'을 느끼는 것조차 죄스럽고 미안하게 느껴졌다. 어떤 감정으로 내가 이 사건 현장에 있어야하는지 혼란스러웠다. 내가 그 곳에 있는 이유조차 많이 혼란스러웠다. 전원 사망 기사를 쓰기 위해 마치 대기하기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때 느낀 그 혼란스러움은 아직도 내가 어떻게 기억해야할지조차 헷갈리게 하는, 또다른 혼란스러움을 준다.
사실 한국 사회에선 아직도 억울한 죽음과 대형사고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사건 사고 자체의 슬픔은 이루 말할 바 없다. 그에 더해 나는 그때마다 기자들이, 그리고 사건사고를 수습하는 데 뛰어든 사람들이 마주해야 할 감정들이 괜히 전해지는 것같아 마음이 먹먹했다. 누군가가 당한 비극적인 일을 전하는 일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섭고 힘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