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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유희열-여름날(feat.페퍼톤스 신재평): 철없던 스무살, 그 여름날의 기억



굳이 말하자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소비했고, 필요이상으로 많은 사람들과 부대꼈고, 그리고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말그대로 '어린 시절'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좀 컸냐고 물어보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그때보단 낫다'고 자부할 정도의, 그런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난 그때 그 시절을 좋아한다. 지금껏 살면서(뭐 얼마 살지도 않았지만)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던 때였다. 대학생의 타이틀은 나에겐 훈장과도 같았고, 처음 해보는 연애는 나를 매일 들뜨게 했다. 생각나는 대로 읽고, 쓰고, 말하는게 즐거웠다. 상처받는것조차 때로는 재밌던 시절이었다. 스스로를 마음껏 사랑하고, 내 주위를 마음껏 사랑하던 시절이었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노래제목처럼 청량한 신재평의 보컬도 좋고,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멜로디 진행이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건, 이 노래의 가사가 나의 스무살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끝날때 즈음, 나는 내가 저질러버린(?) 여러가지를 모두 정리해야했다. 그때 말끔히 정리되지 못한 어떤 것들은 사실 지금도 나에겐 컴플렉스처럼 남아있다. 후회도 많이 했고 깔끔하지 못했던 내 감정조절에 죄책감까지 느꼈더랬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그때를 좋아한다. 그때의 실수를 '실수'라고 말할 수 있는건 그때 내가 많이 어렸기 때문이다. 나의 연애의 결말은, 그리고 나의 스무살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지만, 나는 그때를 좋아한다. '그들'과 공유했던 순간의 촉감이 기억나면, 나는 내가 여전히 솔직해질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니까 나는 이 노래를 좋아한다. 이 노래를 들을때마다 나는 그때의 나와 대화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잊지 말아줘, 어제의 서툰 우리를'. 
나는 아마 어제의 서툰 나를 , 너를, 그리고 우리를 절대로 잊을 수 없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