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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4] 껑 또는 캉(Caen) 2013년 10월 31일. 네번째 날 드디어, 내 프랑스 고향 껑으로 가는 날. 우리나라 여행 안내책엔 '캉'으로 나와있지만 프랑스어 발음은 껑에 가깝고, 나도 껑이라고 불러왔기때문에 껑이라고 해야지. 껑에 다시 가는 건 3년 만이다. 1년 동안 인생 처음으로 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산, 내게는 프랑스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교환학생 시절엔 외롭기도 참 외로웠는데 한국에선 또 어찌나 껑을 그리워했는지. 그 때는 이 곳에 언제 다시 오려나, 했는데 3년만에 다시 가게 됐다. 인생은 정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헨느에서 아침 일찍 S오빠보다 먼저 껑으로 출발했다. 짐이 있어서 시내까지 직접 걸어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헨느 역까지 갔다. 헨느의 지하철은 무인 지하철이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 헨느 또는 렌(Rennes) 2013년 10월 30일. 세번째 날 헨느에서의 둘째날 아침. rennes는 프랑스어로 발음이 '헨느'에 가깝지만 국내 여행책자에는 영어 발음대로 '렌'이라고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헨느가 더 익숙하므로 헨느라고 써야겠다. 프랑스에 온지 삼일째 되는 날이라 시차 적응 중이었나보다. 새벽 6시에 눈이 떠진 나는 배가 고파서 동네 빵집에 갔다. 그리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빵 오 쇼콜라를 사먹었다. 한국에서는 이 빵이 뭐라고 그렇게 비싸게 받는지 알 수가 없다. 프랑스에선 한 개에 기껏해야 0.75유로 정도면 먹는 매우 대중적인 빵인데, 한국에서는 무슨 대단한 빵인 것처럼 팔린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이 동네 꽤 예쁘다. 오늘은 헨느를 찬찬히 구경하는 날. 한국에 갈 준비로 분주한 S오빠는 시내..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 디낭(Dinan) 2013년 10월 29일. 두번째 날 전날 11시 반이 다 되어서야 헨느에 도착한 나는 S오빠네로 갔다. S오빠는 헨느에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막 마친 상태였다. S오빠가 사는 집 2층에는 빈 방이 있어서 나는 이틀동안 거기서 지내기로 했다. 사실 나야 여행하면서 믹스 도미토리도 여러번 쓰고해서 별 거리낌이 없었지만 S오빠 입장에서는 불편할 법도 했는데, 그런 내색 없이 나에게 빈 방을 내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파리 호스텔에서와는 달리 따뜻하고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헨느에서의 첫날 S오빠는 헨느에서 가까운 디낭이라는 소도시에 가보자고 했다. 시내에서 살짝 멀었기 때문에 부지런히 걸어서 시내까지 갔다. 시내로 가는 길에 본 헨느는 전날 파리와 달리 조용했다. 사실 헨느도 두번째 와보는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 파리(Paris) 2013년 10월 28일. 첫번째 날 스물 다섯의 나이에 내가 그토록 선망하던 직업을 그만둘 줄은 나도 몰랐다. 몸과 마음이 말그대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가득할 때, 오랜 고민 끝에 사표를 던졌다. 마지막 야근을 서며 정확히 열흘 후에 파리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운이 좋아 90만원 후반대의 표를 찾아냈다.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이후 2년만에 타는 러시아 항공이었다. 드골공항에서 몽파르나스역까지 가는 에어프랑스 리무진을 탔다. 교환학생시절부터 내게 끊임없이 시련을 안긴 프랑스는 역시나 이번에도 도착하자마자 내게 리무진 티켓 자판기에서 카드가 안먹히는 당황스러움을 선사했다. 옆에서 기다리던 어떤 친절한 여자가 내게 버스기사가 현금으로도 요금을 받으니 굳이 표를..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22] 바르셀로나(Barcelona), 여행의 마지막 날 2012년 7월 12일. 여행 스물 두번째 날, 13일 귀국. 귀국을 하루 앞둔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우리는 미처 못 본 바르셀로나를 둘러보고 기념품을 사는 날로 이 날 하루를 꼬박 쓰기로 결정했다. 우선 바르셀로나 대성당을 보러 고딕지구에 갔다. 대성당 안에서 오리를 키우고 있어서 식겁했다. 난 조류포비아다. 대성당을 나와서 고딕지구를 지나 우리가 다다른 곳은.... 너무나 예쁜 가죽 수첩을 팔던 작은 가게. 우린 여기서 남은 유로를 탈탈 털어 아낌없이 소비했다. 알고보니 이 가게는 가이드북에도 소개된 꽤 유명한 가게였다. 친구 뒷모습 찬조 출연 ㅎ_ㅎ 여행 마지막날인데, 날씨가 너무 좋다. 고마워 날씨야ㅠㅠ 까딸루냐 광장 쪽으로 향했다. 까딸루냐 광장에서 그 유명하다는 엘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에 ..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21] 헤로나 또는 지로나(Gerona or Girona) 2012년 7월 11일. 여행 스물 한번째 날. 바르셀로나 근교 여행 이튿날은 헤로나, 혹은 히로나(지로나?). 세가지 다로 불리던데, 일단 이 포스팅에선 그냥 헤로나로 통일하겠다. 왜 이렇게 여러가지 발음이 존재하는걸까? 바르셀로나 산츠 역에서 기차 왕복 표를 구입하면 한시간 반 남짓 걸려서 헤로나에 도착한다. 헤로나에선 특별히 하나의 핵심적인 볼거리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구시가지를 자유롭게 천천히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니면 된다. 특별한 뭐가 있는 건 아닌데, 골목골목에 뭔가 이야기가 숨어있는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강가에 있는 색색깔의 집들을 거닐었다. 나는 헤로나가 참 조용하면서도 인상깊었는데, 왜 좋았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못하겠다. 그 분위기가 스페인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뭔가 차..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19] 바르셀로나(Barcelona) 2012년 7월 9일. 여행 열아홉번째 날. 전날, 전전날 이틀을 우리답지않게 너무나 빡빡한 스케줄로 움직였기 때문에 이 날은 친구와 함께 해변에서 노릇노릇 쉬기로 결정했다. 느즈막히 늦잠을 자고 일어나(나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아침을 먹지 않고 더 잤다. 그마저도 눈칫밥에 못이겨 11시에 숙소에서 나와야했지만...) 바르셀로네타 해변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콜롬버스 기념비(?)까지 오면 바르셀로네타는 코앞이다. 일단 항구를 지나야한다. 그러면 이렇게, 유럽인이 꿈꾸는 해변, 바르셀로네타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우리도 노릇노릇 해변에 누워있다가 배가 고파져서 일어나 람블라스 거리로 향했다. 여유로운 낮에 다시 방문한 람블라스 거리. 초상화 그려주는 길거리 화가들이 정..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18] 바르셀로나(Barcelona) 2012년 7월 8일. 여행 열여덟번째 날. 민박집 아주머니의 성화에 일찍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야 밥을 먹을 수 있다고.... ㅠㅠ 난 원래 여행을 부지런하게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런 곳이 부담된다. 느즈막히 일어나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내가 보고싶은 것만 천천히 보고 싶다. 이 때의 경험으로 웬만하면 한인민박을 다니지 않겠다는 나만의 원칙이 생겼다. 어쨌든 이 날 아침을 먹고 민박집에서 만난 사람이 나와 내 친구에게 껴서 같이 다녔다. 첫번째 목적지는 바르셀로나의 상징,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한국말로 성 가족 성당이라는 뜻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면 바로 그 큰 성당이 보인다. 사실 워낙 커서 안 보이는 게 이상하다. 아직도 공사중이라는 어마무시한 스케일의 건축물이다. ..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17] 바르셀로나(Barcelona) 2012년 7월 7일. 여행 열일곱번째 날. 이 날은 숙소를 Kabul 호스텔에서 한인민박으로 옮겼다. 이 한인민박....할 말은 많은데 참겠다. 상호명을 썼다가 명예훼손으로 걸고 넘어지는 일이 많다고 하기에 =_= 이 날은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 관광을 하는 날이었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지 4일째에 드디어 남들 다 가는 곳에 가기로 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좀 쉬다가 민박 아주머니께 벼룩시장을 물어봐서 글로리아 역으로 갔다. 여기가 구엘 공원과도 가깝다고 했다(하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헤맸다). 글로리아벼룩시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는 리스본 알파마 벼룩시장을 떠올리며 기대에 부풀었지만..... 이 곳 벼룩시장은 말그대로 현지인들을 위한 벼룩시장이었다. 그나마 이 수제비누를 샀던 게 남는 거였다. 난 비누를.. 더보기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 16] 바르셀로나(Barcelona) 2012년 7월 6일. 여행 열여섯번째 날. 전날 클럽의 여파로 정오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나랑 친구는 매우 너덜너덜한 상태로 게으름을 다스린 후에 인터넷을 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갔다. 호스텔에선 와이파이가 안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끊겨서 다시 스타벅스로 옮겼고, 여기서도 또 끊겨서 까딸루냐 광장 쪽의 맥도날드로 다시 옮겼다. 여유가 넘치는 람블라스 거리. 하지만 우리에겐 그저 인터넷을 하러 가는 험난한 길의 일부였을 뿐...^_ㅠ 어느정도 인터넷을 한 후에 우리는 보케리아 시장으로 향했다. 보케리아 시장은 내가 캄프누, 바르셀로네타 해변과 함께 꼽는 바르셀로나의 핵심이다. 건축에 대해 뭘 잘 모르는 나는 사실 가우디엔 큰 감명을 못 받았기에.. 보케리아 시장 입구에 다다랐다. 인터넷을 찾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