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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없는 여의도 벚꽃축제…구청 행사 '강행'에 시민들은 '실망'(2013-04-13)

벚꽃 없는 여의도 벚꽃축제…구청 행사 '강행'에 시민들은 '실망'

개화 늦어져 썰렁, 벚꽃 보러 왔다가 발길 돌리는 시민도 많아노컷뉴스 | 입력 2013.04.13 07:24
[CBS 박종관 김지수 전솜이 기자]

7km 거리에 벚꽃나무 수백 그루가 늘어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일명 윤중로. 윤중로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의 대표적 벚꽃축제인 제9회 한강여의도 봄꽃축제가 12일 개막했다.

하지만 정작 벚꽃은 아직 꽃망울을 굳게 닫고 있어 축제 개막 소식을 듣고 윤중로를 찾은 일부 시민들은 실망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친구와 함께 온 대학생 김모(18ㆍ여) 씨는 "벚꽃이 많이 폈을 줄 알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오니까 몽우리밖에 없어서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영등포동에 사는 김재님(70ㆍ여) 씨도 "TV에서 오늘 축제 첫날이라고 해서 오랜만에 나와봤는데 이건 꽃이 펴야 구경을 하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학생 이재훈(21) 씨도 "친구가 오늘 꽃이 만개한다고 해서 일부러 야구 보러 가기 전에 찾아왔는데 꽃이 별로 안 펴서 아쉽다"고 말했다.

축제 대목을 기대한 상인들도 울상이었다. 파인애플 꼬치와 레몬즙을 만들어 팔고 있던 대학생 박모(21) 씨는 "날씨가 추워서 많이 걱정도 되고 처음에는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대학생들의 패기를 보여주자 해서 나왔는데 지금 거의 못 팔았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다음에 오는 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가 늦어진 건 예년보다 길어진 꽃샘추위 탓이다. 11일과 1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각각 9.6도와 11.9도로 평년과 비교해 5도 이상 낮았다.

당초 기상청은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벚꽃 관측목은 9일, 윤중로는 8일 개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송월동 관측소의 관측목은 지난 3일 겨우 발아했다. 지난해보다 하루, 평년과 비교하면 열하루 늦은 것이다.

이처럼 벚꽃의 개화가 늦어지고 있지만 봄꽃축제를 주최하는 영등포구청은 행사 개막을 강행했다. 자체적인 벚꽃 축제 개막식을 전격 취소한 국회 사무처와는 대조적이다.

국회 측은 영등포구청에 행사 연기를 권고했는데 구청은 계약업체들과의 위약금 등을 이유로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축제 개막으로 벚꽃을 보기 위해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은 아쉬움과 실망을 느껴야 했다.

이에 대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문화공연이나 시민참여 행사 등이 많고 지난달 말부터 일정을 홍보했기 때문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위약금을 물거나 계약상의 불이익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윤중로 벚꽃은 13일에야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다음 주말쯤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봄꽃 노래자랑' 등 많은 행사가 예정된 14일은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주말을 맞아 벚꽃놀이를 나오는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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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벚꽃놀이를 다니는데 나는 남들 노는 데에서 일하고 있구나, 기자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