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유럽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3] 아이슬란드 - 레이캬비크(Reykjavik)와 오로라 투어 2013년 12월 3일. 서른 여섯번째 날 전날 골든서클 투어를 해서 나의 하찮은 체력은 다시 너덜너덜해졌다. 눈을 뜨니 정오가 다 되어있었다(..). 그래서 나는 낮 동안엔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노닥거리다, 저녁엔 오로라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레이캬비크 시내에는 쌀국수를 파는 집이 있는데(이름도 위치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장담하건데 레이캬비크에 가면 내가 말한 이 식당이 어딘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나는 또 쌀국수를 사 먹었다. 한겨울 아이슬란드가 (당연히) 너무 추워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진 몰라도 진짜 맛있다. 하여튼 쌀국수를 먹고 색색깔의 귀여운 집들을 지나 시내로 가는 길. 아예 바닷가쪽으로 걸어와봤다. 바다 건너편으로 이름 모를(=내가 모르는) 피요르드가 보인다. 평화로운 산책을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2] 아이슬란드 - 골든서클 투어(굴포스, 게이시르, 싱벨리어) 2013년 12월 2일. 서른 다섯번째 날 다시 여행기를 이어간다. 31편을 쓰고도 8달이 더 지났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블로그는 부지런한 사람이 해야 한다. 나처럼 게으르고 그러면서도 쿨하지 못해 마음속에 찜찜함을 가득 남겨두는 사람이 했다간 정신 건강에 치명상을 입기 쉽다. 하여튼 난 이번 달 안에 퇴사여행기는 모조리 끝내버리고 다음달부터는 간편한 마음으로 올해 다녀온 여행기를 쓰기로 반년이 넘어서야 마음을 다시 먹었다. 휴...... 나 왜 이걸 시작한거니.... 이 날은 블루라군과 함께 아이슬란드의 핵심 관광지인 골든 서클을 투어한 날이다. 레이캬비크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굴포스(Gulfoss) 폭포, 게이시르(Geysir), 씽벨리어(Þingvellir.... 이거슨 대체 무슨 글자인..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0] 아이슬란드 - 블루라군(Blue Lagoon) 2013년 11월 30일. 서른 세번째 날 느즈막히 늦잠을 자고 일어난 레이캬비크에서의 둘째 날. 날이 어째 흐린 게 어째 원래 계획했던 퍼핀 새 투어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호스텔 스탭을 통해 물어보니 역시나 투어는 날씨 탓에 취소되었다고. 오늘 하루는 뭘 해야하나 멍때리던 내게 호스텔 스탭은 블루라군에 가라고 했다. 사실 블루라군은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날 마무리 느낌으로 가려고 했는데, 매우 얇은 귀를 가진 나는 스탭의 말에 바로 블루라군을 가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이번 여행은 계획 따윈 없었으니... 레이캬비크에서 블루라군에 가는 방법은 몹시 지나치게 간단하다. 그냥 아무 투어회사에 연락해서 블루라군 갈거니까 픽업하라고 예약만하면 숙소 앞으로 바로 데리러 온다. 이 예약도 숙소 직원에게..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8] 트롬쇠 또는 트롬소(Tromso,Tromsø) 2013년 11월 26일. 스물아홉번째 날(2) ** 단언컨데, 이 글은 내 모든 블로그 글 중 가장 동화스러운 사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북극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온 나는 트롬쇠 시내를 정처없이 돌아다니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옆 항구를 끼고 돌아서 시내로 나왔다. 오후 2시가 넘은 트롬쇠는 이미 저녁이었다. 내 생애 첫 오후 2시에 맞는 저녁이었다. 이 배들은 모두 북극의 바다를 다니는 배들이겠지. 신기하다. 이미 눈이 엄청나게 쌓여있는데, 그 순간 내리고 있는 눈의 양 역시 만만찮았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린 시내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의 한 장면에 있는 것 같았다.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황홀함이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때는 오후 3시도 채 안 됐을 때다.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7] 트롬쇠 또는 트롬소(Tromso,Tromsø) 2013년 11월 25~26일. 스물여덜~아홉번째 날(1) 25일은 올레순에서 밤비행기를 타고 트롬쇠로 가는 날. 비행기 탈 때까지 하루를 온종일 올레순에서 보내야 했다. 비수기의 올레순 유스호스텔은 고맙게도 추가 요금없이 late check-out을 하게 해줬고, 여행의 피로에 시달리던 나는 거의 2시가 다 되어서야 시내로 나갔다. 이날은 시내 서점에 가서 기웃거리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어마어마하게 샀다. 이번 여행에서 산 크리스마스 카드는 다 합하면 거의 100장에 육박한다. 유럽 특유의 동화스러운 카드 느낌이 너무 좋아서 예쁜게 보이는 족족 샀더니 양이 그렇게 됐다. 내 모든 지인들에게 다 쓸 기세였나보다.... 그렇게 올레순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고 공항에 가는 길, 마지막으로 올레순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6] 올레순(Aalesund, Ålesund) 2013년 11월 24일. 스물일곱번째 날 전날 강풍을 헤치고 언덕 위를 오른 여파로 굉장히 늦게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여행이 거의 한달째가 되어가던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의 피로가 몰려왔던 것도 같다. 이 날도 천천히 올레순을 산책하기로 했다. 나는 산책을 좀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 같다. 간밤에 내린 눈 덕에 전날과는 비슷한듯 또다른 분위기다. 박물관 다니는 걸 안 좋아하는 나조차도, 올레순에선 산책말고 딱히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르누보 박물관에 가게됐다. 박물관에서 나오니 파란 하늘이! 겨울에 북유럽을 여행하는 거라 좋은 날씨는 사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아서 가는 도시마다 맑은 날을 경험했다. 물론 맑은 날씨는 그닥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엔 항구 중간에 있는 빨간 등대쪽으로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5] 올레순(Aalesund, Ålesund) 2013년 11월 22~23일. 스물다섯~스물여섯번째 날 22일 밤 비행기로 베르겐에서 올레순으로 가는 여정. 22일엔 L의 집에서 느즈막히 일어나 고양이들과 놀면서 따뜻한 집 안에서 뒹굴거렸다. 뒹굴거림을 좋아하는 성격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그대로구나. L이 마지막 저녁 식사로 닭고기를 구워줬는데 정말 맛있어서 싹싹 비워 먹었다. 공항버스에서 L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는데 그러고 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살짝 나는 기분. 나로서는 정말 소중한 친구인데 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 사람이란 생각이 역시 안 들수가 없었다. 베르겐에서 올레순까지는 비행기로 40분 정도 걸렸는데, 이때도 역시 노르웨이지안 항공(Norwegian air)을 탔다. 이 비행기는 기종이 좀 오래된건지 어쩐건지, 스톡홀름에서 베..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4] 베르겐(Bergen) 2013년 11월 21일. 스물네번째 날 이날은 그리그 박물관에 가는 날. 그리그의 생가를 박물관으로 꾸민 곳으로, 현지인들은 그리그박물관을 트롤하우겐(Troldhaugen)이라고 부른다. 트롤의 집이라는 뜻인가...?! 그리그는 노르웨이와 베르겐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애국자 많은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킨 이 나라 사람들의 영웅같은 존재다. 사실 L과 L의 친구들을 비롯해 내가 만난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은 애국심이 넘쳤다. L과 대화하다보면 가끔 지나친 애국주의적 마인드에 어쩔 땐 낯선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얘네 뿐 아니라 노르웨이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자기네 국기를 몹시 사랑하고, 노르웨이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다. 'What does the fox say'라는 중독성강한 병맛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3] 베르겐(Bergen) 2013년 11월 20일. 스물세번째 날(2) 플뢰엔 산에서 내려온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브뤼겐. 브뤼겐은 항구 옆에 목조 건물이 늘어져있는 구역이다. 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곳으로, 베르겐의 상징같은 곳이다. 우선 브뤼겐 건너편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일하고계시는 L네 엄마를 만나러 갔다. 항구를 끼고 걷는데 추운 겨울바닷바람 냄새가 비리지 않고 좋았다. 상설 해산물센터(?)같은 곳도 지났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아무것도 안먹고 그냥 나왔다. L의 말로는 거기서 파는 생선이 좀 비싼 편이라고.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기로 손꼽히는 곳인데, 그런 노르웨이사람이 '비싸다'고 말하는 건 정말 비싼 거다. 항구 너머로 브뤼겐이 보인다. 아까 지나온 플뢰엔 산. 베르겐은 전반적으..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2] 베르겐(Bergen) 2013년 11월 20일. 스물세번째 날(1) 항상 느즈막히 일어나던 나는 이날 이 집에서 가장 늦게 일어난 사람이었다. 다들 파트타임이나 학교에 가느라 일찍 일어나서 이미 밥을 먹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원래 노르웨이 사람들은 부지런한가요...? L의 하우스메이트들에게 민망함을 무릅쓰고 잠옷 차림으로 인사를 한 뒤 잠깐 뻘쭘해하다 아침을 먹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북유럽의 겨울 풍경을 보며 빵에 버터를 발라 훈제고등어를 얹어먹으니 마치 나도 바이킹의 후예가 된 느낌이었다. 오늘은 본격적인 베르겐에서의 관광을 시작하는 날. L과 함께 일단 베르겐에서 가장 높은 산인 플뢰엔 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바이킹의 후예인 L은 자기네 집에서 플뢰엔 산으로 직접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다고 했지만, 저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