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0일, 여행 1일 째.
전날 밤 11시에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 시차 따위 느끼지 못하는 나는 다음 날 곧장 세고비아로 향했다. 마드리드 교외에 위치한 숙소에 묵었기 때문에 그 곳에서 곧장 기차를 탔다. 세고비아는 그 기차의 종점이라 내릴 역을 놓칠까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어서 매우 편했다.
기차 밖에서 바라 본 스페인 라만차 지방의 평야는 그 전날까지 기말고사 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내게 커다란 평화를 안겨줬다. 곳곳에 키 작은 올리브 나무가 심어져있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나라 땅덩이가 참 크구나'.
사실 그 날 아침, 숙소 2층 침대에서 뛰어내리다 왼발 두번째 발가락이 꺾여서 삐었는지 퉁퉁 부어올라 걷기가 힘들었다. 언제쯤 관광지다운 곳에 도착하려나 속으로 걱정하던 찰나,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로마 각지에 흩어져있는 수도교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힌다고 한다. 일단 그 규모에서 사람을 압도하는 건 물론이고, 시내 한복판에 저런 어마어마한 다리가 놓여있는 그 풍경 자체가 대단한 볼거리다. 한 마디로, 정말 신기했다.
수도교를 지나 성벽 안으로 들어와 마요르 광장에 도착했다. 마요르 광장에서 세고비아 카테드랄(대성당)이 보였는데 들어가지는 않았다. '귀부인'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카데드랄이라고 한다.
카테드랄을 지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사실 재미는 굵직굵직한 명소보다는 이런 이름모를 골목길이 주는 것 같다.
골목길을 일직선으로 쭉 걸으니 디즈니의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되었다는 알카사르가 나왔다. 성의 외관은 정말 '성' 같았다. 만화영화에 등장할 성의 모델이 될 만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서양식 성의 전형적인 모습이랄까.
입장료를 내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내부는 사실 특별한 볼 것이 없었다. 어두컴컴한 성 내부에서 햇빛을 받아 혼자 유독 반짝이던 스테인드글라스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장면이 펼쳐졌다. 성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본 세고비아의 전경이 정말 아름답다.
성의 옥상(?)에서 보면 더 좋다.
★ 내가 생각하는 세고비아 감상 포인트
1. 로마 수도교!!! 최고!!
2. 알카사르 성에서 바라보는 세고비아의 경치
★ 이날 쓴 돈
왕복 기차비(라 가레나~세고비아) 19.7 유로/ 물 1.2유로/ 알 카사르 입장권 3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