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주민들 "정말 미사일 쏠라나"…"한두 번도 아니고"
파주시 통일촌·문산 일대 주민 혼선…'무덤덤' vs '불안'
노컷뉴스 입력 2013.04.10 07:03[CBS 신동진 · 전솜이 기자]
9일 오후 6시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에 위치한 한 마을 입구.
이 마을은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1km 근방에 위치해 일명 '통일촌'으로 불리는 곳이다. 160세대 450여 명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이 1973년부터 이주한 노인들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잠정 중단에 이어 미사일 발사 준비까지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민적 불안감이 더해가는 요즘. 이날 취재진이 만난 휴전선 접경지 주민들 역시 '설마'와 '혹시'가 교차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북한의 위협을 겪은 때문인지, 다수 주민들은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통일촌에 사는 남 모(74) 씨는 "우리는 여기서 40년을 살았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는 진짜 이북사람들이 나오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남 씨는 "지금은 불안한 건 없다"며 "느긋하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버린다"고 했다.
35년째 통일촌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웅렬(72) 씨도 "무섭기는 뭐가 무섭느냐"며 "신경 안 쓴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
통일촌에 40년째 살고 있다는 송천만(64) 씨도 "밥먹고 자는 게 다 집인데 우린 편안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라 해서 여기서 농사지은 지 오래됐어. 불안 그런 거 난 몰라"라고 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한동호(76) 씨도 "불안하긴 뭐가 불안해"라며 "걔네들 만날 하는 소리"라고 평가 절하했다.
물론 이날 만난 주민들 가운데에는 불안함을 표시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헬리콥터가 밤에 날아다니고 군인들도 거리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 "이번 만큼은 심각해 보인다"는 것이다.
박 모(74) 씨는 "미사일 쏜다고 하니까 불안하고 겁이 난다"며 "실제로 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권 모(60) 씨도 "핵을 쏜다 하고 개성공단도 막고 하니까 아무래도 (접경지) 주민으로서 불안하다"며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전쟁이 나면 그게 안되니까"라고 했다.
통일촌에서 조금 떨어진 문산읍 마정리에 사는 황현숙(35) 씨도 "예전에는 저녁에 헬리콥터 같은 게 날아다닌 적이 없던 것 같다"며 "요즘은 정말 무슨 일 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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