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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포스팅은 역시 좋아하는 시로

나는 세상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다.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고싶다는 뜻이기도 하고(블로그이름과도 일맥상통하다) 한편으론 내가, 그리고 내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갔는지 남기고싶은 욕심이기도 하다.

그런 내게 이 시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어떤 문장으로 그를 표현할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게 한다.
가장 좋아하는 시는 아니지만(가장 좋아하는 시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시고, 어떤 면에선 교훈같이 읽히는 시다.






주어와 서술어만 있으면 문장은 성립되지만
그것은 위기와 절정이 빠져버린 플롯같다
'그는 우두커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라는 문장에서
부사어 '우두커니'와 목적어 '그녀를' 제외해버려도
'그는 바라보았다.'는 문장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그는 바라보았다.'는 행위가
뭐 그리 중요한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주어나 서술어가 아니라
차라리 부사어가 아닐까
주어와 서술어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에는
눈물도 보이지 않고
가슴 설레임도 없고
한바탕 웃음도 없고
고뇌도 없다
우리 삶은 그처럼
결말만 있는 플롯은 아니지 않은가.
 
'그는 힘없이 밥을 먹었다.'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밥을 먹은 사실이 아니라
'힘없이' 먹었다는 것이다
 
역사는 주어와 서술어만으로도 이루어지지만
시는 부사어를 사랑한다.




통사론, 박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