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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퇴사기념 프랑스/베를린/북유럽3국/아이슬란드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0] 아이슬란드 - 블루라군(Blue Lagoon)

2013년 11월 30일. 서른 세번째 날

 

 

느즈막히 늦잠을 자고 일어난 레이캬비크에서의 둘째 날. 날이 어째 흐린 게 어째 원래 계획했던 퍼핀 새 투어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호스텔 스탭을 통해 물어보니 역시나 투어는 날씨 탓에 취소되었다고. 오늘 하루는 뭘 해야하나 멍때리던 내게 호스텔 스탭은 블루라군에 가라고 했다. 사실 블루라군은 아이슬란드에서의 마지막 날 마무리 느낌으로 가려고 했는데, 매우 얇은 귀를 가진 나는 스탭의 말에 바로 블루라군을 가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이번 여행은 계획 따윈 없었으니...

 

레이캬비크에서 블루라군에 가는 방법은 몹시 지나치게 간단하다. 그냥 아무 투어회사에 연락해서 블루라군 갈거니까 픽업하라고 예약만하면 숙소 앞으로 바로 데리러 온다. 이 예약도 숙소 직원에게 부탁하면 끝이다. 사실 블루라군 뿐 아니라 아이슬란드의 모든 투어회사는 어떤 투어프로그램을 예약하든 다 숙소가 어디든 데리러 오고, 데려다 준다. 블루라군은 아이슬란드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투어 회사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투어버스가 오간다. 말이 투어지, 그냥 블루라군까지 데려다 줬다가 숙소로 데려다 주는 거다.

 

나는 가장 대표적인 투어 회사인 Reykjavik Excursion 을 통해 다녀왔다. 블루라군으로 가는 길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해변에 덩그러니 놓여진 외롭고 쓸쓸해보이는 집.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끼들이 가득 자라나는 황량한 아이슬란드의 땅.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황량한 곳에 인간의 흔적이 있기는한가 싶을 때 블루라군의 깃발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도 블루라군에 왔다!

 

 

블루라군은 아이슬란드의 특수한 화산 지형에서 나오는 특수한 물질(????)로 신비한 색깔을 띄는 온천이다. 가는 길에 그래서 이런 현무암같은 것들이 눈에 띈다.

 

 

블루라군의 신비한 옥색 물이 나타났다.

 

 

입구에서 바로 블루라군의 옥색 물을 만날 수 있다. 들어가지는 못하게 되어있지만 이 신비한 색깔을 보니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외계에 온 것 같아.

 

 

 

이번 여행엔 계획이나 준비같은 게 전혀 되어있지 않았으므로 내게 수영복이 있을 리가 없다. 우리 돈으로 7천원 쯤 내고서 기본 수영복을 빌려서 들어갔다. 그러면 눈 앞에 이런 천국같은 곳이 펼쳐진다.

 

 

 

 

 

블루라군에서 세 시간은 둥둥 떠다녔던 것 같다. 몸이 실제로 뜬다. 팩도 바를 수 있고, 온천 안에 있는 바 같은 곳에서 칵테일도 사먹을 수 있다. 북극의 찬 바람을 맞으며, 오묘한 하늘 빛 아래 옥색의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그때 그 기분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내 인생 최고의 호사를 누리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