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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퇴사기념 프랑스/베를린/북유럽3국/아이슬란드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31] 아이슬란드 - 레이캬비크(Reykjavik)

2013년 12월 1일. 서른 네번째 날

 

 

 

10월 말에 여행을 떠났는데 어느덧 12월이 되었다. 전날 블루라군에서 노곤노곤 몸을 녹인 나는 또다시 매우 게을러졌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작정했다. 오늘의 목적은 랍스터 스프를 먹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는 것.

 

 

오늘도 날이 흐리다. 사실 비가 좀 왔는데 우산이 없어서 그냥 맞고 다녔다(...) 올드하버까지 비를 맞으며 열심히 걸었다.

 

 

올드하버 도착! 작디 작은 항구다.

 

 

저렇게 수많은 가게들이 표시되어있었지만, 이날 사실 문을 연 곳은 몇 곳 없었다. 비수기 유럽 여행을 하려면 이 정도 쯤은 감수해야 한다.

 

 

북극 바다는 어디서 보든 왜이렇게 쓸쓸한건지.

 

 

그 쓸쓸함을 달래려는 듯 올드 하버의 건물들은 마냥 귀엽기만하다. 그러나 나는 너무 추웠고 빨리 랍스터 스프를 먹고 싶었다.

 

 

아무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랍스터 스프가 있다는 간판만 보고 그냥 들어왔는데, 들어오고나서 식당을 둘러보니 낯이 익었다. 블로그에서 여러번 본, 여행객들에게 꽤 유명한 맛집에 난 우연히 찾아 들어온 것이다. 신나라~

 

 

랍스터 스프를 시키면 하얀 빵도 같이 줘서 찍어먹을 수 있다. 랍스터 스프는 느끼하지도 않고 따뜻하니 아주 맛있었다. 추위와 비바람에 싸우던 내게는 매우 고마운 음식이었다.

 

 

들어올 땐 몰랐으나 나갈 땐 이제 이곳이 유명한 곳이라는 걸 아니 사진을 한 번 찍어줘야겠지.

 

 

 

다시 시청쪽 시내로 나왔다.

 

 

예뻐 보이는 소품 가게는 한번씩 다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그 중 내 시선을 가장 잡아끈 가게는,

 

 

크리스마스 용품을 사는 가게였다.

 

 

홀린듯 이 가게에서 시간을 보낸 나는 마치 당연히 사야될 것을 사는 것처럼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스노우볼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샀다.

 

 

나를 무아지경에 빠뜨린 크리스마스 용품 가게를 나와 서점에 갔다. 책을 좀 구경하다가 서점 2층 한켠에 마련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는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였다.

 

 

이런 느낌의 작은 서점과 카페가 너무 맘에 든다. 레이캬비크엔 여기 말고도 이런 카페가 몇 곳 더 있는데, 모두 아기자기하고 따뜻하다. 겨울에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니 카페의 아늑함이 더 살아나는 기분이다. 사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책을 출판해낸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책은 사지 않고, 다른 소품 가게에 들어가 펭귄 다섯마리가 들어있는 이글루를 홀린듯이 사버렸다. 이런 물건에 나는 너무 지나치게 마음이 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