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5일. 서른 여덟번째 날
전날 빙하하이킹까지 어찌저찌 마친 나는 의욕에 넘쳐 Horse riding 투어를 신청했는데, 날씨 탓에 취소됐다는 비보가 아침부터 날라들었다. 할일이 없어진 나는 다시 시내를 정처없이 떠돌기로 했다. 이제 레이캬비크 시내는 마치 우리동네처럼 매우 익숙해졌다.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feat.김연우)
앗!!! 며칠전까지는 없었던 크리스마스 마켓이 시내 광장에 생겼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서 캐롤을 불러서 엄마미소를 지으며 감상했다.
그렇지만 배가 고파서, 클린턴도 먹고갔다는 레이캬비크의 명물 핫도그를 먹으러 갔다. Bæjarins beztu라는 곳인데, 역시 뭐라고 읽는지 모른다.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맛이 있기는 했다.
바로 맞은편엔 벼룩시장이 있다. 나는 벼룩시장을 너무 좋아해서, 벼룩시장이 열리면 무조건 가봐야 성이 풀린다.
그렇지만 핫도그는 내겐 너무 부족했나보다. 결국 나는 곧바로 푸드코트로 가서
피쉬앤 칩스를 시켜 먹었다.
벼룩시장답게 굉장히 잡다한 물건들이 많았다. 근데 그 많은 사진들 다 어디갔나요.... 내 엔드라이브가 지멋대로 내 사진을 지워버리는 반란을 일으킨 모양이다. 흑흑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어두워졌다. 시청쪽으로 걸어가봤다.
레이캬비크 시내는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괜히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호수에 다다르니 이렇게 동화스러운 곳이 펼쳐진다. 백조와 오리와 온갖 새가 둥둥 많이도 떠있다.
지나치게 많아서 징그럽다.
멀찌감치 바라보니 멋있다. 레이캬비크는 아름다운 도시다.
다시 크리스마스 마켓을 기웃거리기로 했다.
여기도 뱅쇼(vin chaud)를 파나보다. 역시나 이날도 추웠기 때문에 뱅쇼는 무조건 마실 수밖에 없었다.
뭔가 굉장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을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용기가 잘 나질 않았다. 그래서 스테이크를 시켜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제 정말 아이슬란드에서의 날이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