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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일본 홋카이도

[2015 홋카이도 가족여행 1] 첫째날 -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타루까지

2015년 8월 25일. 여행 첫째날




홋카이도는 아빠가 출장으로 몇 번 왔다갔다하면서 꽂힌 곳이다. 아빠의 강력추천으로 우리는 2009년 그리스 여행 이후 약 6년 만에 온 가족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나는 홋카이도에 가는 날에서야, 내가 가는 곳이 '훗'카이도가 아니라 '홋'카이도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훗'과 '홋'은 비슷하게 생긴 글자지만...그래도 잔잔한 충격. 문맹이 따로 없다.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 게이트 통로에서, 루프트한자의 거대한 A380-800 을 보게 된다. 정말 크구나...ㅇ0ㅇ





그에 비해 우리가 탈 티웨이 비행기는 정말 소박한(..) 사이즈다. 너는 왜 하필 A380 옆에 있던거니... 그래도 쪼꼬맣고 귀엽다고 해야 우리를 무사하게 내려주겠지.





온갖 촬영장비를 갖추고선 다큐멘터리 감독에 빙의한 채 비행기 이착륙 장면과 하늘의 모습을 찍어대던 동생과 달리 나는 숙면을 취했다. 그 와중에 기내식이라고 내준 기내식같지도 않은 참치마요 삼각김밥+바나나+불가리스 떠먹는 요거트도 다 챙겨먹긴 했음. 3시간 정도 비행 후에 우리는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메르스 발병국에서 오게되어 혼또니 고멘나사이 죄송한 기분이 들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우리를 반긴 것은 메르스 주의 안내문(...) ....






... 그리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습격. 입국 심사를 받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하필 중국 단체관광객과 같은 시간에 도착하다니 운이 없어도 이리 없을 수가. 게다가 나는 내가 이 사진을 올리려고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블러 처리를 해야했다. 가늠할 수 없는 대륙의 스케일은, 반도의 게으른 자가 간신히 운영하는 블로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렌터카 예약을 해둔 우리는, 입국 심사를 마치고 렌터카 업체에서 우리를 픽업해올 때까지 기다렸다. 어쨌거나 도착했으니 기념 셀카를 찍었는데.... 수전증은 일본까지 나를 따라왔다. 






닛산 렌타카ㅡ 라고 써있는 렌터카 오피스에 도착. (나는 참고로 야매롭지만 일본어를 아주 대충 할줄 안다. 아주 대충 읽을 줄도 안다. 한자는 잘 못읽음. 문법도 다 틀림....함정이 많은 야매 일본어임...) 조용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사람도 없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별건 없지만 이것저것 구경을 했는데, 가장 눈에 뜨이는 건 이 귀여운 비닐 쓰레기봉지. 자기네 차에다 아무렇게나 쓰레기 버리지 말고 여기다 버리라는 얘기를 요렇게 귀엽게하다니. 저 도트 패턴의 스티커가 넘 귀엽다.






입국 심사만큼은 아니지만 하여튼 또 한참을 기다리고나서야 드디어 차가 배정됐다. 거의 처음 맞아보는 홋카이도의 공기. 8월 말인데도 가을날씨처럼 쌀쌀했다.





4박 5일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줄 닛산 큐브. 이 차는 '이효리 차'로 유명한 모양인데, 나한테는 내 인생 드라마였던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내 인생 서브남주인 이선균이 몰았던 차다. 어쨌든 반가워 귀욥게 생긴 큐브야.






우리는 삿포로가 아니라 첫날 숙소가 있는 오타루로 먼저 가기로 했다. 렌터카 직원의 도움으로 오타루 bnb 집주소를 찍고 출발!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정확하진 않음. 한달도 안 됐는데 내 기억력....). 오타루 bnb는 정말 ..^^ 할말이 많지만 다음 포스팅에 해야지. 어쨌거나 우리는 짐만 두고서 얼른 저녁을 먹으러 오타루 시내로 나왔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헤매다가 발견한 스시 사무라이.





배가 고프니까 아무거나 주세요!!!!





그렇게 우리가 시킨 메뉴들. 일단 성게알 덮밥.





내 입에는 너무 달았던 무슨 생선덮밥. 동생은 잘 먹었음.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마끼.





사진 찍는거 까먹고 먹다가 중간에 급하게 찍어서 비주얼은 별로지만 맛있었던 스시. 저 국이 뭔지 모르겠는데 진짜 맛있었다. 나는 왜이렇게 모르는게 많을까ㅠ






배도 불렀겠다, 밤은 늦었지만 오타루 운하의 야경을 보러 나왔다. 오타루 운하는 영화 러브레터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이라고... 근데 나는 이 영화를 안 봤다. 내가 아는 건 이와이 슌지 감독이 이 영화 어딘가에 '오겡끼데스까'라는 명대사를 넣었다는 정도. 나란 인간 아는 것도 기억나는 것도 본 것도 없구나 흑흑.





이렇게 배를 타고 운하를 볼 수도 있나보다. 여기서도 발동된 나의 파워 수전증.





오타루 운하는 깔끔하고 정갈한게 딱 일본스러운 운하였다. 





운하 옆에는, 이렇게 예전엔 창고로 쓰이던 곳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아직도 창고로 쓰이는 곳도 잇는 것 같고, 





이렇게 개조해서 식당이나 기념품점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로손 편의점에 들렀다. 일본 여행의 꽃은 편의점 아닌가요?





이 우유 푸딩 나도 검색해서 알게 된건데, 진짜 맛있다. 세븐일레븐이나 다른 편의점에선 못 본 걸로 봐서, 로손에만 들어오는 것 같았다. 진짜 맛있음....방사능이고 뭐고 맛있으니까.... ^_ㅠ 이 구역의 안전불감증은 접니다.






첫날은 그렇게 저녁 식사와 오타루 야경으로 끝내고, 우리는 비앤비 주인을 욕하며 다음날을 위해 잘 자려고 했지만.... 나는 침구가 너무 찜찜해서 잘 못 잤다. ㅠㅠ 이 비앤비 정말 진심을 다해 강력 비추함. otaru sweet 어쩌고 라고 되어있는 바다 배경의 주인인데, 'kaz'라는 애가 주인이다. 진짜 강력 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