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7일. 여행 셋째날 (1)
일어나자마자 하코다테 아침 시장으로 갔다. 비록 야경은 못 봤지만 유명하다는 덮밥은 먹어봐야한다.
손수 낙지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손수 낙지를 손질해준단 얘기겠지.... 구글_번역기의_폐해.jpg
여기도 한국인이 어지간히 많이 오나보다.
아침시장에서는 각종 해산물과 건어물을 듬뿍 판다.
해산물이 대부분이지만 농산물도 있긴 있음. 홋카이도 지방에서 많이 키운다는 멜론과 옥수수도 판다. 저 옥수수는 우리나라의 찰옥수수와는 달리 매우 설겅설겅하다.
그 유명한 홋카이도산 털게도 가득하다.
우리가 간 곳은 하코다테 아침 시장에서도 특히 유명한 키쿠요 식당. 삼색 덮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냥 네이버에 하코다테 맛집 치면 제일 많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덮밥집은 여기보다 조금 더 싸다. 사실 삼색덮밥은 그다지 요리 기술이 필요한 음식은 아닌 것 같은데(..) 가격차이가 왜이렇게 크게 나는진 잘 모르겠다. 그냥 좋은 재료를 쓰나보다, 그래도 유명한 데는 이유가 있겠지 하는 호갱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안에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는 삼색덮밥 2가지 종류와 연어 구이, 오징어 회를 시켰다. 나는 삼색덮밥 맛있게 먹었는데, 비린 걸 잘 못 먹는 사람은 쪼금 비리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오징어 회는 초고추장이 없어서 아쉬웠다. 회는 원래 초고추장 맛으로 먹는 거 아닌가요? 진짜 회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은 간장와사비에 찍어먹는다고 하는데, 그건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초고추장 맛을 모르는거야. 양념 만세.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우리는 아침시장 구경을 쪼금 더 했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역사가 그렇게 오래 된 시장은 아닌데, 전후 일본이 가난해졌을때 마을 사람들이 역 주변에 와서 좌판을 깔고 이것저것 팔기 시작한 게 이 시장의 시초라고 한다. 이렇게 네이버 느님이 제공한 지식을 마치 내가 원래 알고 있던 지식인양 풀어봅니다....
복숭아가 한알에 4천원이다. 대체 얼마나 맛있는진 모르겠으나 니혼 물가 스고이.....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절임(?)같은 것들은 시식을 하게 해주는데, 일본 젓갈류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함부로 시식 주는 걸 덥석 먹으면 안 된다. 제 말을 명심하세요.
아침시장 구경을 마친 우리는, 비록 야경은 글렀지만 하코다테를 떠나기 전 하코다테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했다. 피톤치드가 가득할 것 같은 숲길을 따라 굽이굽이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렇게 하코다테를 낮에 보니, 야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더더욱 극대화가 된다. 야경은 더 예뻤겠지....
이걸 보니 야경을 놓친게 더 아쉽다........ 미련 쩌는 나란 인간..... 차라리 올라오지 말걸 그랬어....
다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와중에, 나는 추워서(..) 기념품점으로 도망왔다.
갖고싶어.... 하지만 내 수중엔 돈이 한 푼도 없었다는 거. 이왕이면 나는 세일러 마스꺼를 뽑고 싶다. 근데 저게 뭔지는 잘 모르겠음.
헬로 키티 코코아 스틱도 판다. 흐앙 귀여웡 >.<
하코다테를 떠나기 전 본 인상깊은 건물. 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왜이렇게 뭔지 잘 모르겠는게 많은가....ㅠㅠ
노보리베츠 온천으로 가기 전에 도야 호수에 들렀다. 저 오른쪽에 크게 보이는 섬 같은 건 아직도 활동하는 활화산이라고 한다. 우왕.
평화로운 도야 호수.
노보리베츠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홋카이도 지역을 몇 번 렌트카 여행해본 아빠에 의하면 일본 고속도로는 휴게소 음식이 맛있다고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라멘을 시켰고,
가족들은 참치 덮밥, 우동 등을 시켰는데 정말로 다 맛있었다.
배부르고 흡족한 마음으로 휴게소를 둘러보다 발견한 오로나민씨. 그냥 저 파란 패키지를 보자마자 전현무의 방정맞은 춤사위가 떠올라서 웃음터짐.
나는 전날 먹은 치치야스 소다가 너무 맛있어서, 신뢰의 마음으로 또다시 치치야스에서 나온 커피 우유를 샀다. 근데 이건 실패. 맛이 너무 밍밍하다.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에 도착했다. 온 김에 온천욕을 짧게나마 하고가기로 했다. 근데 아는 데가 없어서(=가족 모두의 정보력 부족) 보이는 데 아무데나 들어갔다. 바로 여기임. 사실 동네 목욕탕 가격 생각하고 왔다가 한 사람당 거의 4만원(..맞나? 기억이 가물...)에 달하는 가격에 쫄아서 나와 엄마는 가지 말자고 했지만 우리집 남자들의 거센 반대로 모두가 호갱이 되어서 들어갔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음. 알고보니 굉장히 고급 노천 온천장이었다. 경치가 아주 좋았음. 정원같은 게 보이는 여탕과 달리 남탕 노천탕에서는 실제 활동하는 온천 지형(???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음..)도 보였다고 함.
뽀득뽀득해진 우리는 노보리베츠 언덕 위로 올라가봤다. 여기저기서 연기가 난다.
아직도 이 지역은 화산이 활발한가보당. 전체가 보글보글하고 유황냄새가 난다.
이런 자연의 신비 넘 재미난당. 얼마나 뜨거울지 궁금함.
노보리베츠를 본 뒤에 우리는 드디어 삿포로로 향했다. 물론 나는 또 죽음과 같은 수면(..)에 빠져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