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9일. 여행 마지막 날
운영자의 내적 흐름대로만 흘러가는 이 주제없고 맥락업고 정보없는 블로그에 운 없이 검색에 걸려 들어온 분들을 위해 미리 글 앞부분에 써둬야겠다. 이 글의 목적은 1.5 가지 뿐이다.
1 = 에어비앤비 호스트였던 kaori의 아파트 대 찬양 칭송 숭배
0.5 = 신치토세 공항의 모습 약간 소개
오타루에서 kez라는 아주 몹쓸 사람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에서 호되게 당한 우리는 호텔을 예약해뒀던 하코다테를 빼고는 이틀 밤을 자야 하는 삿포로 에어비앤비를 앞두고 매우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kaori는 달랐다. 난 지금 진지함. kaori의 아파트먼트는 너무나 깔끔하고 깨끗했다. 삿포로에서 에어비앤비를 고민하시는 분 꼭 kaori네 집에 가세요. 시내랑도 완전 가깝다. kaori는 너무나 친절하다. 투숙객을 위해서 세세하게 신경을 쓴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깨끗하고 쾌적하다. kaori네 집이 곧 정답입니다 여러분.
일단 엄마랑 내가 잔 안방 같은 곳. 침대가 허술해보여도 일단 한번 누우면 빠져나올 수 없다. 미친 아늑함.....
부엌과 그 뒤로 이어져있는 화장실과 샤워실. 모든 공간과 조리기구와 식기가 정말 깨끗하다. 내 주인은 일본 사람입니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은 미친 깨끗함.
발코니에서 바라본 삿포로. 쓸데없이 떠나는 날 날씨가 다 좋고 난리다. 이런 날은 원래 비가 좀 오고 그래야하는데... 어쨌든 kaori네 집은 풍경도 좋다.
이렇게 실내화도 가지런히 놓아준다. 흑흑 카오리상 스고이
쓸데없이 엘리베이터도 귀엽고 난리..... 내가 넘나 좋아하는 색감이다. 이케아에 온 것만 같다.
어쨌든 우리는 kaori를 칭송하며 체크아웃을 했고, 인천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갔다. 삿포로에 있으면서 삿포로는 거의 보지 못해서 가는 길에 참 아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찌질미 돋게 괜히 차 안에서 시내 사진을 찍어봄....
5일을 우리와 부지런히 달려준 닛산 큐브가 집으로 돌아왔다. 5일 동안 우리의 발과 나의 수면실 역할을 해주었던 카와이한 큐브, 혼또니 아리가또~_~
렌터카를 반납하고나면 이런 뭔가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의 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가야 한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뭐 볼 게 많다더니...... 잘 모르겠다. 도라에몽이 가득한 어떤 곳에 당도했는데, 난 도라에몽에 별 관심이 없어서 집중력이 극도로 흐트러졌고, 그래서 나의 수전증이 풀파워로 발동되었나보다.
여긴 어디...난 누구...
아마 내가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이유는 도라에몽때문이 아니라 배가 고파서였을지도 모른다. 밥을 먹으니 되살아났다. 나는 라멘을 먹었고, 동생은 오므라이스인줄 알고 저런 걸 시켰는데 오므라이스가 아니라 오므샐러드(-_-)같은거였다. 샐러드 위에 계란을 덮어줬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내가 시킨 버터콘라멘은 진짜 맛있었다. 버터+콘+라멘인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우리가 탈 티웨이는 저가 항공이라 그런가, 비행기를 타려면 저렇게 활주로 한복판을 가로질러야 한다. 그래도 비행기 가까이에 가면 신이 난다.
와 근데 쓸데없이 떠나는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화가 난다. 내가 여행을 마치는 날엔 이왕이면 날씨가 안 좋아야 기분이 좋다. 나란 사람 넘나 못된것......
이렇게 우리 가족의 여름 휴가가 끝났다. 안녕, 홋카이도! 다음엔 겨울에 와서 아예 온천을 더 실감나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