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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퇴사기념 프랑스/베를린/북유럽3국/아이슬란드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1] 베를린(Berlin)

2013년 11월 8일. 열한번째 날



베를린에서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알고보니 내가 날짜를 착각한 거였지만, 어쨌든 나는 이날이 마지막 날인줄 알았다). 전날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다리만 아프고 남는 게 없었기 때문에, 베를린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라는 크로이츠베르크 지구와 내가 좋아라한 미떼 지구를 다시 가기로 했다. 아티스트들이 남긴 기운을 받으며 여유롭게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크로이츠베르그 지구는 터키인들이 모여사는 곳이라고 한다. 지상으로 다니는 U반 철로가 뭔가 있어보인다.




날씨가 촉촉하게 쌀쌀했다. 산책하긴 제격이다.



너무 아침 일찍 왔는지,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 쓸데없이 부지런했나 싶으면서도, 이 때가 거의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었으니 얘네가 게으른거구나 싶었다.




벽화가 많다. 맘에 안드는 것도 많지만, 이렇게 유쾌한 그림도 많다.



포스터들도 감각적이다. 철지난 포스터들은 괜히 떼주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잠깐 커피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 발견한 나윤선 콘서트 포스터. 나윤선이 유럽에서 인기가 많다더니 정말인가보다.



크로이츠베르그에도 미떼지구처럼 건물 벽에 그림이 많이 그려져있다. 자유분방하게 개성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베를린의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가 참 맘에 들었다.



귀여운 노란색 S반을 타고 다시 미떼지구로 향했다.



미떼지구 건물에 그려진 특이한 그림들.



이건 뭔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기오나시를 연상시킨다.



점심으로 호화롭게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잠깐 걸었다고 또 허기가 졌다. 알록달록한 카페에 들어가 컵에 과일이 가득 들어있는 걸 사먹었다. 



베를린은 요새 유럽에서 가장 핫한 도시로 꼽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미떼 지구 곳곳은 작은 표지판, 건물 색 하나하나에도 다양한 색감이 개성있게 쓰였다. 그래서 그런가? 이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 모두 모델같다. 다들 옷을 깔끔하게 잘 입고 다니고, 심지어 베를린 다른 지역에 비해 대부분 외모도 잘생기고 예쁘다(편견일 수도 있다). 매너도 넘쳐난다. 미떼 지구는, 베를린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넘어서서 아예 여기서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어느덧 저녁이 됐다. 미떼지구를 돌아다니다 이런 멋진 쇼핑지구에 들어섰다. 조명이 더해져 환상적인 느낌이었다. 각종 빈티지샵들이 가득가득해 벌써 저녁 시간이 된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결국 나도 충동에 못이겨 35유로를 주고 작은 크로스 가방을 하나 사왔다. 귀국한 뒤 이곳저곳 들고다녔는데, 다니는 곳마다 예쁘다며, 이거 유럽에서 사온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성공적인 쇼핑이다. 가방을 산 뒤 흐뭇한 마음으로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미떼지구는 정말 감동적인게, 스타벅스조차 다른 스타벅스보다 분위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