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5일. 여행 여덟번째 날(2)
윌리엄스버그에서 너무나 행복한 반나절을 보낸 우리는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야경을 보러 좀 더 다운타운쪽으로 내려왔다. 브루클린브릿지에 가기 전 들를 곳이 있었는데 바로 덤보다. 덤보까지 가는길이 조금 헷갈려서 약간 헤맬 뻔도 했다.
그렇지만 헤매지 않고 금방 덤보를 찾았다. 이 장면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고 우리나라에선 심지어 무도가 다녀가기도 해서 꽤 유명할거다. 사진을 지금보니 더 잘 찍었어야 하는구나.... 유명한 곳에 가도 남들만큼도 사진을 못찍어오는 허술한 나란 사람....
옆블럭으로 오니 조금 더 잘보인다. 어쨌든 우리는 덤보에선 정말 인증샷만! 찍고 허둥지둥 브루클린 브릿지로 발길을 돌렸다. 이미 해가 지고 있는 것만 같아서 불안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다리 밑으로 들어가서 어둠의 길 같은 곳을 따라가다보면,
이렇게 밖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브루클린 브릿지에 도착했다. 사실 내가 뉴욕여행의 전 일정 중 가장 기대했던 곳이 바로 여기다.
일단 하늘 상태 체크했는데 완벽하다. 이제 여기서 해가 지는 걸 보면 된다.
와, 영화와 미드에서만 보던 이 다리를 내가 걷고있다니 ㅠㅠ 뭉클뭉클
눈을 어디에 두어도 다 멋짐이 넘쳐 흐른다.
그래서 또 초점안맞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렇게 중간중간 공사하는 구간이 있기도한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더 거칠어보이고 더 뉴욕같다.
해가 지고있고 맨하탄 스카이라인은 너무나 아름답고ㅠㅠ 우리는 걷는 내내 우와!!우왕!! 멋져!!! 감탄을 연발했다.
다리 밑으로는 이렇게 차가 지나다닌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가 도시의 지배자가 된 그런 기분이 든다.
괜히 다리 위는 어떤가 한번 쳐다봐주고.
눈앞에 펼쳐진 뉴욕을 만끽하며 쭉 걸었다.
스카이라인에 감명받은 나. 추울 거에 대비하고 겁나 껴입고 갔다.
여기서 영화 한편 찍어야 할것만 같다.
사실 그냥 맨하탄으로 뻗어있는 보행자 전용 다리일 뿐인데 그 멋짐이 너무나 심각하다.
해가 지는 모습은 더 심각하게 아름답다.
더 있고 싶었지만 너무 춥고 배고파져서 우리는 발길을 돌리기로 결정했다. 브루클린에 있는 뉴욕 3대 피자집 중 하나인 줄리아나스가 우리의 목적지다.
그런데 가는 길에 자꾸 뒤돌아보게 됐다. 건물에 불이 하나씩 켜질수록 풍경은 계속 새로워진다. 사촌이와 나는 우와ㅠㅠ이거만 찍고가자 ㅠㅠ 우와 ㅠㅠ 너무멋져 ㅠㅠ를 연발하며 쉽사리 떠나지를 못했다.
다리 밑으로 돌아와서도 우리의 감탄사는 계속 이어진다. 뉴욕 ㅠㅠㅠㅠ너무나 멋지구나.
그냥 길거리 풍경도 다 멋지다. 사대주의병 제대로 걸려왔다.
줄리아나스 피자집도 어렵지 않게 찾았다. 우리가 처음에 먹었던 소호의 롬바르디스 피자집 주인에게서 피자를 전수받은 그리말디 할아버지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줄리아나스 바로 옆에 그리말디스라는 피자집이 있는데, 여기는 그리말디 할아버지한테 인수한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피자다. 고로 줄리아나스 피자가 진짜 원조(?)임.
롬바르디스에서 화이트소스가 조금 느끼했던 기억이 있어서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한 피자로 half and half를 시켰다. 맛은 감동이었다. 도우가 롬바르디스보다 얇아서 더 맛있었다.
피자를 너무 맛있게 먹은 후리는 후식까지 먹기로 했다. 일단 너무 추웠기 때문에 차 한잔을 시켰고, 메뉴판에서 이름부터 호기심 낭낭하게 만들던 brookie bridge 를 시켰다. 브루키 브릿지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였는데, 브루클린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맛집(이름까먹..)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수해온다고 한다. 완벽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모든 게 다 맛있을 수가 있다니 ㅠㅠ
비록 UN본부에선 약간 바보짓을 하긴 했지만, 윌리엄스버그에서부터 브루클린 브릿지까지 우리가 간 모든 장소와 음식이 전부 다 완벽했다. 이번 여행에서 최고로 만족스럽고 행복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이날 우리의 결론 = 브루클린은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