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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뉴욕과 약간의 시애틀

[2016 백수탈출기념 뉴욕여행 9] 일곱번째 날 - 사라베스 브런치/메트로폴리탄/자연사박물관/할랄가이즈/쉑쉑버거

2016년 1월 4일. 여행 일곱번째 날


 

어느덧 여행 막바지가 다가온다. 전날 탑오브더락 야경에서 감동 오브 감동에 휩싸였으나 몹시 추웠던 우리는, 이날은 실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닥 박물관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나, 그래도 뉴욕에왔는데 메트로폴리탄을 안 가는 건 좀 뭐해서 메트로폴리탄에 가기로 했고, 그 전에 사라베스에서 브런치를 하기로했다. 여러 지점이 있지만 우리의 이날 루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센트럴파크 지점이어서 그 곳으로 갔다. 역에 내려서 한 10문 안되게 걷는데 너무 춥고 배고파서 힘들었다.....



사라베스 도착! 사실 사라베스는 평이 좀 갈리는 것 같았다. 맛은 그냥 그런데 유명세때문에 쓸데없이 비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티비나 영화에 한번 나오면 그냥 유명하니까 우르르 몰려가는 경향이 좀 있나보다. 우리도 그래서 갈까말까 한 10초 고민했지만, 호불호는 우리가 판단하는 거란 생각에 그냥 가기로 했다. 



일단 입구가 귀여워서 합격. 



로컬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여기선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하나같이 에그베네딕트와 팬케이크를 시켜먹는 아주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우리도 에그베네딕트와 오믈렛, 커피와 과일쥬스를 시켰다. 나는 커피에 절대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지만, 테이블 위에 설탕과 감미료를 색색깔로 여러개 구비해놨길래 귀여워서 찍어봤다. 



마실 게 먼저 나왔다. 커피도 맛있고 쥬스도 맛있다. 여기까지는 합격!



에그베네딕트. 누가 시킨 에그베네딕트는 저 수란이 너무 푹 익어서 나왔다는데 우리는 아주 적절하게 익어서 나와서 맛있었다. 



오믈렛도 맛있었고 심지어 배가 부르기까지 했다. 바나나 머핀도 굿굿. 뭐 남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갔다가 실망했는진 모르겠지만, 별 기대없이 간 우리로서는 맛은 만족했다. 근데 비싸긴했다.... 브런치로만 거의 7만원을 쓰고 나왔는데 아마 한국에서는 절대 안갔겠지. 어쨌거나 하도 사라베스 유명하길래 가봤으니 미련도 안 남고 맛도 있었으니 돈이 너무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다. 여행자는 가끔 기꺼이 호갱이 될 필요도 있다. 



메트로폴리탄까지 걸어가긴 너무 추울 것 같아 구글맵으로 미리 검색해서 찾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이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있길래 거기까지는 어쩔수없이 걸어야했는데, 기왕 걷는거 센트럴파크를 통하기로 했다. 



맨하탄의 겨울 칼바람은 너무나 춥지만 하늘이 너무 맑아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정류장은 헤매지 않고 찾았는데, 버스가 절대 안 와서 기다리다 얼어죽는줄..... 어퍼웨스트사이드는 뉴욕의 부촌이라 하는데, 우리는 그 부촌에서 없어보이게 덜덜 떨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겨우 버스를 타고 메트로폴리탄에 도착했다. 뉴요커들은 메트로폴리탄을 메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정보는 전부 미드에서 얻었습니다^^..... 내리자마자 뉴욕 택시가 있다. 여행 후에 뉴욕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바로 이 노란색이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메트로폴리탄 입구다. 뀨



안에 들어갔더니 역시나 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한국어 안내 지도도 있어서 우리는 그걸 보면서 유명한 것만 찝어서 보고 나오기로 했다. 참고로 메트로폴리탄과 자연사박물관은 입장권을 다 내고 들어가지 않고, 도네이션 입장을 해도 된다. 우리는 얼굴에 그냥 철판깔고 1불씩 도네이션해서 들어갔다(...)



이집트관에 갔더니 이런 조물조물한 옛날 인형들도 나온다. 귀여워랑. 



사촌이는 저렇게 조각상 옆에서 똑같은 포즈와 표정을 지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심지어 미라방에서는 미라처럼 바닥에 누워서 찍기도....



여기 이름이 뭐였더라...하여튼 이집트 페르시아관 이쪽의 하이라이트다. 



유리 창문에서 받는 햇볕이 따사로왕.



이렇게 로코코 시절의 유럽 방을 재현한 곳도 있다. 인형놀이 하는 기분이 든다. 



아직까지는 기운이 남아날 때여서 즐겁게 기념사진도 찍었다. 



메트로폴리탄 회화관에는 정말 유명한 작품이 많다. 나름대로 유럽의 유명하다는 미술관은 거진 가봤지만, 거기서 못 본 작품들이 바로 여기에 와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미술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나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무식한 사람입니당^_^..... 그래도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과 유명해서 어디서 한 번쯤은 봤던 작품들 위주로 담아봤다. 이 그림은 색감이랑 분위기가 좋아서, 언젠가 가보고싶은 여행지의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와, 런던 너무 예쁘게 그렸쟈나요. 



이건 어디서 본 것 같은 귀부인이다. 물론 누군지 모릅니다. 



잇힝. 이 사람은 안다. 콜럼버스다. 



매우 얕디 얕게 작품을 감상하는 나와 달리, 이 노부부는 굉장히 깊이있게 작품을 음미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박물관-미술관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드디어 한계가 찾아왔다. 배가 고프고 다리가 아파졌다....



그래도 아직 진짜 유명한 그림들을 못봤기 때문에 힘을 내서 이 넓디 넓은 박물관을 좀 더 열심히 봐야지. 



고갱의 그림은 색감이 참 독특하다. 



고흐의 이 그림 너무 좋아서 작년에 엄마랑 아를에 갔을 때 아예 조금 큰 사이즈로 포스터(?)엽서를 사오기도 했는데 진품이 여기에 있었다.



쉬라였나? 가물가물



고흐그림 또 나온다. 



난 고흐 그림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그 유명한 고흐의 자화상이 등장했다.



이제 볼 건 다 본거같아요. 나머지 그림을 슉슉 지나친다. 나란 사람 넘나 미술 무식자인것....



그래도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그림은 너무 내 마음에 들쟈나. 



우두커니 서 있는 발레하는 소녀.



미술에 있는 관심 없는 관심 다 짜내서 메트로폴리탄을 어찌저찌 대충 수박 겉핥기로나마 보고 나왔다. 날씨는 여전히 춥다. 나는 사실 박물관에 그만 가고 싶었지만 나와는 달리 초롱초롱한 19살 사촌이는 자연사박물관에 가고싶어했다. 센트럴파크를 가로지르는 버스를 타면 메트로폴리탄에서 한 방에 가길래 그걸 기다리려고 했는데, 우리 바로 눈 앞에서 떠나버렸다. 배차간격이 15분인가 그래서 너무 춥기도하고 그냥 걷기로 했는데...........이렇게 멀고 험한 이상한 길을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굉장히 춥고 험난한 길을 걸어 간신히 도착한 자연사 박물관. 여기도 역시 도네이션 입장으로 들어갔다. 



매표소에서부터 공룡 화석을 볼 수 있다. 여기가 바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이 된 박물관이라고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여러 동물의 모형이나 박제를 볼 수 있다. 얘는 박제다. 박제 별로 안 좋아하지만 너무 생생하게 해두긴 했다.



여긴 사실 아이들의 천국이다. 애들이 겁나 많고 나처럼 초점없이 흐릿한 성인들과는 달리 매우 초롱초롱하게 돌아다닌다. 



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고래라고 한다. 이렇게 설명은 써두지만 박물관에 흥미를 잃고있는 나는 점점 심드렁...



돌고래당...............



내가 그래도 가장 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바로 이 운석이다. 살면서 내가 어디서 운석을 보겠어. 두근두근. 



비록 너무나 지적인 장소를 다니느라 지쳐버렸지만, 운석을 만났으니 셀카를 남겨둔다. 



이건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의 별'이라는 사파이어라고 한다. 



모든 기력을 잃은 다 늙은 20대 후반 나와는 달리, 이제 갓 스무살이 된 파릇파릇한 사촌이는 공룡에 몹시 큰 관심을 보였다. 



나는 쉴 곳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떠돌다가 이런 풍경을 발견하는데,



큰 창을 통해 바라 본 센트럴파크와 뉴욕이 또 아름답당. 



기운 다 빠진 나와 달리 너무나 열심히 공룡화석을 구경하는 사촌이.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다니는 학구적인 여정을 마친 우리는 할랄가이즈를 먹기 위해 미드타운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우연찮게 저 HOPE 조형물을 만나서 저게 뭔지도모르는 사촌이보고 유명한거니까 사진찍으라고 나는 또 호들갑을 떨었다..... 나 왜이렇게 벌써부터 줌마스러워지는 것 같지요....?



뉴욕에서 뜬지 한참 됐다는 여전히 핫한 푸드트럭인 할랄가이즈. 원래는 노점이라 그냥 서서 먹는건데, 너무 추워서 도저히 밖에서 먹을 수가 없어서 포장해갔다.



숙소에서 먹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맛있었고 저 핫소스는 소문대로 역시 매웠다. 그렇지만 반쯤 먹다보니 약간 질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날이 너무 추워서 다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몸을 녹이며 숙소에서 보이는 맨하탄 야경을 배경으로 이불에 파묻혀 뒹굴거렸다.



어느정도 몸도 녹였겠다 싶어 저녁을 먹으러(방금까지 할랄가이즈를 먹지 않았냐고 굳이 묻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갔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쉑쉑버거 타임스퀘어점이 있다. 하도 쉑쉑버거 난리라 안 먹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 자리를 잡는 것도 일이었다. 어찌저찌 운좋게 테이블을 확보했다. 



바닐라 쉐이크와 레모네이드, 더블패티 쉑쉑버거와 스모크쉑을 시켰다. 스모크쉑은 약간 짰지만 그거 빼고는 모두 다 만족스러웠다. 나는 원래 남들이 다 좋다는 거에 하도 실망한 경험이 많아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그런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