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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뉴욕과 약간의 시애틀

[2016 백수탈출기념 뉴욕여행 7] 여섯번째 날(1) - 무료 페리타고 본 자유의여신상/월스트리트/911메모리얼/루크랍스터

2016년 1월 3일. 여행 여섯번째 날(1)




우리는 이번 열흘 간의 뉴욕 여행 동안 딱 이틀만 날씨가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페리타고 자유의 여신상 본 다음에 락펠러에서 야경을 봐야 하고, 나머지 하루는 브루클린 브릿지에 가야 해서다. 이틀만 날씨가 좋으면 나머지는 폭우가 내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뉴욕에 처음 온 3일정도 빼고는 날씨가 내내 맑았다. 물론 맑기만 했고 기온은 미친듯이 떨어져서 넘나 추웠음... 우리가 가기 일주일 전만해도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나 사람들이 반팔을 입고다녔다길래 얇은 모직코트와 혹시 몰라서 롱패딩 하나를 챙겨갔는데, 모직코트는 시애틀에서 한 번 입고 뉴욕에선 아예 안 입었다. 입을 수가 없었던게 겁나 미친 개추위였음. 슬픈 사실은 이때 서울은 또 따뜻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서울에 도착하니 무슨 십몇년만에 한파가 찾아왔다고....이게 뭐람....




어쩄든 이날 아침에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기때문에 우리는 고민없이 바로 무료 페리를 타고 자유의여신상을 보러 가기로 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자유의 여신상 자체에 큰 미련이 없던 우리는 돈이 가장 안 드는 방법을 택했다. 뉴욕에 왔으니 자유의 여신상을 안 보고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또 리버티 아일랜드까지 가기는 시간도 아깝고 돈도 아깝고 해서였다. 어떤 부자가 스테이튼 아일랜드와 맨하탄을 오가는 페리를 100년간 뉴욕 시민이 공짜로 타게 했다고 한다. 그 페리를 타면 스테이튼 아일랜드로 가는 길에 덤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같이 야매롭게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 공짜 페리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는듯했다. 아주 가깝게는 안보여도 꽤 가깝게 보인다니 뭐 그정도면 됐겠지. 선착장에 내려서 배가 고팠던 우리는 핫도그를 먹고 시작했다. 나름 유명한 핫도그라고 하는데 맛은 그냥저냥 평범하게 맛있는 핫도그였다. 



이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약 10%는 스테이튼 아일랜드로 향하는 진짜 뉴욕시민들이고, 나머지 90%는 공짜로 자유의 여신상을 보려는 우리같은 관광객이다. 



다들 문에 철썩 붙어있다. 어딜 가나 좋은 자리 놓칠까봐 성격급한 관광객들.... 참고로 페리는 매 30분 간격으로 운영한다. 오가는 왕복시간 합해서 1시간이 쫌 안 걸리는 걸로 기억남...벌써 기억이 가물..



우리도 페리에 탔다! 무료로 타다니 너무나 신난다. 네, 저는 공짜를 좋아해요. 배에 타서 맨하탄이 멀어지는 장면을 바라봤다. 



우와! 멋져멋져. 역시 땅을 벗어나면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우리가 탄 페리는 유리창 밖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되어있었다. 그래서 더러운 창문에 핸드폰 카메라를 바짝 붙이고 최대한 깨끗한 지점에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왜 밖으로 나갈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보다도 왜이렇게 창문이 더러운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천조국 미국은 국방비에만 천조를 쓰지 말고 일정 부분을 지하철과 페리 등 공공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데 쓰이도록 환경미화비에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더러움을 논하다보니 금방 자유의 여신상이 나타난다!



줌을 해서 더 가까이 있는 것처럼 찍어보았다. 이 정도 보면 충분히 잘 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공짜 주제에 더이상 바라면 안 되겠지요. 



더 땡겨보았더니 더 잘 보인다! 이게 실제로는 그렇게 크다고 하는데 우리는 페리에서 봐서 얼마나 큰지 잘 모르겠다. 원래는 저 횃불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911테러 이후 머리있는 데까지밖에 못 올라간다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도 멋지지만 멀어진 맨하탄은 더 멋진것같아요. 



자유의 여신상이 가까워졌더니 모든 사람들이 다 창문에 바싹 붙어있는다. 흥미없이 앉아있는 극소수의 인원이 바로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살거나 볼일이 있어서 찾아가는 진짜 뉴요커겠지.



스테이튼 아일랜드 선착장에 내렸다! 배가 내릴 때 아예 직원들이 맨하탄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들(=관광객)은 그냥 사람들을 쭉 따라가라고 아예 안내해준다. 



그래서 우리 역시 내리자마자 바로 다시 맨하탄으로 돌아가는 배로 옮겨 탔다. 이 배는 창문이 없고 난간에서 쌩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더러운 창문에서 탈출해서 너무나 기뻤다. 



배는 금방 다시 떠난다. 이번엔 얼마 발을 딛고 있지도 않았던 스테이튼 아일랜드가 멀어진다.



날씨는 좋고 기분이 매우 청량해서 화질 구린 셀카를 찍어보았다. 



스테이튼 아일랜드 쪽엔 이런 공장이 많은 것 같았다. 



맨하탄이 가까워지는구나~



갈매기가 너무나 생동감있게 날아다녀서 조류공포증이 있는 나는 살짝 쫄았다. 



날이 너무나 청량하길래 또 의미없이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이 다시 나타났다. 한번 봤다고 이제는 신기하지도 않다. 



더 이상 감흥없는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이 멀어진다. 안녕~



그리고 어느새 맨하탄이 이만큼 가까워졌다. 우리는 귀가 시리고 추워져서 실내로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그 문이 도로 닫기지 않아 한참을 애쓰다 결국 포기하고 튀었다...... 흑흑 죄송합니다 마이너스의 손이라..



그 와중에 맨하탄에 더 가까이 왔다. 이제 내려서 점심 먹을 곳을 찾아봐야지. 



내린 김에 날씨가 너무 좋길래 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배터리 파크에 가보았다. 날씨가 좋으면 배터리파크에서도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고 한다.



산책로가 빙 둘러져있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저 멀리 아련아련하게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내려서 월스트리트를 향해 걸었다. 월스트리트 근처에 유명한 랍스터 식당인 루크랍스터 지점이 있다길래 여기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다 가는 길에 발견한 황소상. 월스트리트의 명물이다. 대공황 때 실의에 빠진 미국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다 으라차차 이런 마음을 불어넣기 위해 어떤 조각가가 만들어 뉴욕시에 기증한거라고 한다. 이 황소상이 유명한 이유는 황소상의 불알*-_-*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썰이 있어서다. 



그래서 나도 만졌다. 아직 부자는 안 됐다..................



어렵지 않게 루크 랍스터를 찾아왔다. 일단 저 파란 느낌과 카페스러운 외관이 마음에 든다. 외관은 합격!



천조국의 3인분같은 1인분 양에 항상 놀랐던 우리는 이번엔 아예 랍스터 샌드위치 1개, 크램 차우더 1개, 레모네이드 한 병만 시켰다. 그런데 여긴 양이 작다. 운이 없는 사람은 이렇게 음식 양 맞추는 데서도 운이 없구나. 하지만 오히려 양이 적은 게 다행이었다. 모든 음식이 굉장히 짰다. 



특히 이 오이피클.............누가 담근거임? 식초를 아예 들이부었는지 너무 셔서 혀가 마비되는 기분이었다. 일부 미국 사람들은 제발 음식을 만들 때 중간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너무나 셔서 먹을 수가 없쟈나...



대 실망을 안긴 루크랍스터. 미련없이 떠나주겠어. 



배가 찬 것도 안 찬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월스트리트에 도착했다. 사실 월스트리트에 엄청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월스트리트라서 와본 거다. 



뉴욕 증권거래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주식이 거래되는 곳이라 한다. 우왕 저 하나만 주세용.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분위기가 꽤 멋졌다. 



여기가 월스트리트구나. 두근두근. 뭔가 영화에서만 보던 금융맨들이 오갈 것 같은 곳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 날은 일요일이었으므로 모두가 쉬고 있겠지. 왜 하필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이 거리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게 일요일에 갔는지 쯧쯧. 



무슨 연방 법원인가 그런 곳이었는데 또 기억이 안 난다. 가이드북을 찾아보면 정확한 이름을 알겠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지금 책을 찾으러 일어나기가 몹시 귀찮아서 패스한다. 



남들 다 찍는다는 WALL ST. 표지판 나도 찍어보기. 



어쨌든 우리도 여기에 왔으니 왔다는 인증샷도 찍어보기. 



고층 빌딩 한 가운데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기분이 아주 재미있었다. 



월스트리트에서 관광객놀이를 마친 우리는 그 바로 옆에 있는 911 메모리얼에 가기로 했다.



911테러 때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이 있던 자리에 그때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공원과 메모리얼 박물관 등을 조성해놨다고 한다.



이렇게. 



그 바로 뒤로는 911테러 이후 지어진 원월드 무역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 있는 이 빌딩들은 911테러 그 때 그 충격적인 장면을 모두 목격했겠지. 911테러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땐가 났는데, 학교에 가니 애들이 3차 대전이 날 거라고 모두들 겁먹어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구조활동을 하다 희생된 분들의 이름을 새겨두었고, 사람들은 그 위에 꽃을 두고서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로운 사람들을 기리고 있었다. 



뭔가 나도 모르게 숙연해짐..



그 옆으로는 공원이 조성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테러리스트가 건물을 무너뜨리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인류가 오랫동안 지켜온 어떤 중요한 가치들을 몽땅 파괴할 수는 없다. 그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래서 그 주변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커리어도 이어가고, 어쨌든 그렇게 다시 열심히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나저나 하늘은 여전히 너무나 파랗다. 우리 오늘 락펠러 센터 올라가면 대박이겠다!!! 하는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다시 미드타운으로 올라가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