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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뉴욕과 약간의 시애틀

[2016 백수탈출기념 뉴욕여행 3] 세번째 날(2) - 첼시마켓/하이라인파크/센트럴파크 카운트다운 Happy 2016!

2015년 12월 31일. 2015년의 마지막 날이자 2016년의 첫 순간, 여행 세번째 날(2)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첼시마켓으로 가기 위해 첼시지역으로 건너왔다. 첼시마켓에 가는 길에 애플스토어가 있길래 들어가봤다. 



애플 스토어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첼시마켓이 있다. 첼시마켓 건너편엔 최근 사무실을 뉴욕으로 옮겨왔다는 구글도 보인다. 우왕 구글이라니. 



첼시마켓은 옛날엔 초콜렛 공장이었는데 지금은 오래된 공장을 개조해 이런 식료품점과 빈티지샵들이 가득 들어와있는 쇼핑몰로 바뀌었다. 색색깔의 파스타가 참 탐스럽당.



유명하다는 쿠키집, 브라우니집 걷다보면 그냥 다 나온다. 우리는 너무 배가 불러서 그냥 보기만 했다. 




이런 데 오면 꼭 나는 꽃 사진을 찍는다. 꽃에 엄청 많은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이렇게 꽃을 파는 건 참 예쁘더라고요. 



첼시마켓엔 사라베스 베이커리도 있다. 사라베스Sarabeth'는 뉴욝커허세의 대명사 SATC에서 주인공들이 브런치를 먹는 레스토랑 이름이다. 뉴욕 곳곳에 지점이 있는데, 빵과 잼 류를 파는 베이커리는 이곳 첼시마켓에만 있는 거로 알고 있지만....정확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잼 병도 예쁘고, 무엇보다 저 로스팅한 커피 원두 향이 ㅠㅠㅠㅠㅠ 넘나 고소했다. 가기 전에 저거 사가자~ 고 했지만 결국 사지 못했음. 저 하늘색 패키지가 진짜 향이 넘 좋다. 



큰 서점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나 리사 가스파드 인형 넘 조아하쟈나! 리사 in New York 이라니, 나도 in New York 이어서 반가웠다. (?)



사실 첼시마켓에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안그래도 장기간 비행의 피로와 시차가 해결되지 않은 우리는 몹시 피곤해졌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운 좋게 빈 자리가 있길래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첼시마켓에선 다들 랍스터를 많이 사먹는 모양인데(특히 한국인들에게 극도로 유명한듯 했음... 먹는 사람들 다 한국사람들이길래 노량진 수산시장인줄...) 우리는 배도 부르고, 뭔가 노점스러운 곳에서 뭘 먹기엔 너무나 피곤했다. 아이스크림은 그냥 저냥 평범한 상큼한 맛이었다. 



미쿡은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초까지 쭉 연휴라, 첼시마켓 곳곳엔 쇼핑 시즌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어쩌다보니 마켓 끝까지 와버렸다. 



앞 쪽으로는 식료품점이 있다면, 뒤쪽으로는 이런 빈티지 샵이 있는데 우리는 좀 피곤해서 대충 둘러보고 하이라인파크에 가기로 했다. 



하이라인파크에 가려면 첼시마켓에서 나와서 건물 사이사이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우리는 그걸 몰라서 다시 첼시마켓으로 들어가 경비에게 물어본 다음에 다시 밖으로 나와서 계단을 찾아가는 뻘짓을 했다. 



하이라인 파크 도착! 옛날엔 여기가 기찻길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기찻길을 따라서 공원을 조성해두었는데 건물 사이사이를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고 하길래 꼭 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시작점 즈음엔 이렇게 도로를 향해 뻥 뚫려있는 유리벽이 있다. 



우중충 흐린 날이지만 우리도 이렇게 뉴욕에 왔구나. 



뉴요커와 관광객이 뒤섞여 이 공원에서 각자 쉬고 있다. 



저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보인다!



넘나 편안하게 쉬고 있는 커플을 바라보며 우리도 하이라인파크를 더 걸어보기로 했다. 



산책로는 그리 넓지 않다.



언더라인 커피라니 카페인 중독자의 마음이 저걸 보니 또 설렌다. 



저런 창문 미드에서 너무 많이 봐서 반가웠다. 꽃이 조금씩 피고 있어서 그것도 신기했다. 이 추운 겨울에, 이 칼바람 부는 맨하탄에서 꽃이 피고 있다니. 



길 한복판에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쪼물쪼물 귀엽기도 하여라. 



그냥 쭉 걷는 길이지만, 그래도 가는 길 곳곳에 이런 벽화(?)도 있고 감각적인 건물도 보이고 해서 심심하지 않다. 



빌딩 숲 사이에 갇혀있는것 같았는데, 걷다보면 이렇게 뻥 뚫린 곳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관광객 둘은 어서 기념사진을 찍어야겠지요.


걷다가 이런 비밀 아지트같은 누군가의 테라스 정원을 발견했다. 와 정말 너무 부럽다!! 나도 저런 데 살면 친구들을 초대해서 밤에 작은 전구를 몇개 달아서 맥주 파티를 하면서 뉴욝커스럽게 살 수 있을까?



하이라인파크를 걷고 우리는 다시 지하철역을 찾아 어딘지도 모를 맨하탄 시내를 헤맨 뒤에 간신히 호텔로 도착했다. 오후 3시쯤 숙소로 돌아왔는데 밤 9시정도까지 또 잤다(....). 그래도 계속 늘어져라 잘 수는 없었다. 2015년이 몇 시간 남지 않았고, 곧 2016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뉴욕에서 2016년 카운트다운을 하기 위해 센트럴파크로 갔다. 원래는 타임스퀘어에서 볼드랍을 보며 전세계인과 하나가 되는 2016년 카운트다운을 하고 싶었는데, 아침 일찍부터 가서 자리를 맡고 무엇보다 12시가 될 떄까지 자리를 지키려면 화장실도 참아야 한다는 후기들을 읽고 깨끗하게 포기했다. 나는 화장실을 유난히 자주 가야만 하는 매우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시어머니같은 방광을 가진 자다. 


센트럴파크에 밤 10시쯤 도착했는데, 내리자마자 나홀로집에2에서 케빈이 홀로 아빠카드를 긁으며 신나게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프라자 호텔이 등장했다. 와, 이렇게 큰 호텔인줄 미처 몰랐어요. 



프라자호텔이 있는 이 거리와 5번가는 명품거리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햅번이 우유와 빵을 먹으며 보석을 쳐다보던 그 티파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화려한 럭셔리 사치품의 거리에서 우리는 서서 칠리핫도그를 먹으며 저녁을 떼웠다. 



그리고 2016년 카운트다운을 기념해 이런 머리띠도 샀음. 후후후후후 넘나 기쁜것. 



쇼윈도우가 참 화려하구나. 



핫도그로 배를 채운 우리는 다시 센트럴파크로 들어왔다. 비트 쎈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따라가다보면 카운트다운 하는 장소가 나온다. 센트럴파크에 처음 왔는데, 밤이어서 공원은 하나도 안 보이고 대신 그 주변을 둘러싼 맨하탄의 빌딩들이 눈에 띈다. 새해를 기다리는 빌딩들이 괜히 두근거려 하는 것만 같았다. 



카운트다운 장소 도착!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 클럽 음악을 틀어주자 사람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도 같이 췄다. 뉴욕에서 뜻밖의 클러빙....



역시 즐거운 분위기는 전염이 된다. 피곤했지만 2016년이 한 시간 남아있다니 사람들이랑 같이 다같이 즐거워졌다. 



이제 10분도 남지 않았어! 2015년 안녕! 



그렇게 2016년 새해가 되었다! 햅삐뉴이어!!!!!!!!!!!!!!!!!!!!!!!!!!!!!!!!!!!!!!!!! 2016년이 밝았다! 한국에선 벌써 2016년이었겠지만 시차때문에 우리는 2015년을 조금 더 살다가 새해를 맞았다. 보고싶은 사람들 얼굴이 동동 떠오르며, 올해는 그 사람들에게 더 잘하고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한다. 


그렇지만 새해에도 변함없이 나는 수전증을 앓겠지...




불꽃을 계속 터뜨려준다. 사람들의 흥분은 쉽사리 채 가시지 않는 것 같다. 




마지막 불꽃을 터뜨릴 때까지 우리도 불꽃을 구경하다가 다시 플라자 호텔쪽으로 나와 Gett 택시를 불렀다. 우버같은 앱인데, 처음 앱 깔고 이용하는 사람한테 20불인가 무료승차권을 나눠줘서 이걸 한번 써봤다. Gett 아저씨한테 새해인사를 건네고 호텔까지 돌아오는 길에, 그 아저씨가 자기 아들에게 전화하는 모습을 봤다. 새해에도 일을 하느라 가족과 카운트다운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괜히 짠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꼭 사랑하는 누군가와 그 순간에 같이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지만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기를 바란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구정 설 당일인데, 또 다시 사람들은 새해 인사를 건네고 있으니 그 기운에 힘입어 나도 또 새해인사를 써놔야지.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새해 복 많이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