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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들

버려진 블로그를 어떻게 되살려야하나 고민하는 글 기억력이 안좋다. 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살았다. 이걸 어떻게 다시 살려야하지? 일주일동안 고민해봐야지. 아,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블로그는 생기발랄하게 살아있는 그런 블로그는 아니었다. 흠....딱 삼일만 고민해야겠다. 더보기
프랑스 체류시절을 추억할 만한 노래 세 곡(SEXION D'ASSAUT - Désolé/SEXION D'ASSAUT - Wati by night/Black Eyed Peas - I gotta feeling) 프랑스에 교환학생 와있는 동안, 나는 남들처럼 프랑스어 실력을 늘리려는 노력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솔직히 한국어가 그리워서였다(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난 누구보다 외국어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남들은 1분이라도 더 프랑스 라디오를 들을 때, 나는 인터넷으로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을 듣기위해 애썼다. 안그래도 한국이 그리운데 노래까지 프랑스노래를 들을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프랑스에 1년이나 있었는데도, 프랑스 유행가를 사실 잘 모른다. 그러니 이 노래들은 정말로 프랑스에서 '아주 크게' 유행한 노래일거다. 전혀 관심없는 내가 멜로디와 가사를 흥얼거릴 정도로 프랑스 전역에서 틀어댔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었다. 친구로부터.. 더보기
새해 - '유독 자주 보이는 이름'을 기대하며 SF영화에서나 나올것같던 2011년이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내가 생각하는 2011년은 모든것이 컴퓨터로 작동 및 관리되며, 사람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마치 자전거처럼 쉽게 타고다니는, 그런 '머나먼 미래의 해'였다. 나는 손으로 뭔가를 적는 인간의 오래된 문화가 사라질까봐 무서워했고, 더 이상 사람들이 직접 시장을 보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다행히 2011년은 그런 '머나먼 미래의 해'가 아닌(물론 그 전조증상은 보이지만), 그냥 2011년이었다. 새해를 맞기 전, 나는 예년처럼 평화롭게(그리고 사치스럽게) 2011년의 일상을 적을 수첩을 골랐다. 나는 교보문고에서 샘플로 내놓는 다이어리들처럼 수첩을 예쁘게 꾸밀줄을 모른다. 일단 그럴만한 재주와 재료가 없고(색색의 색연필같은게 분명히 집.. 더보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가 있다면- 천양희님의 시를 읽으며 겨울, 날이 춥다. 사람들의 마음은 그럴수록 따뜻해질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기대한다). 고로 겨울은 적어도 나에게는 따뜻한 계절이다. 나의 작은 세상은 때로는 우주보다도 넓어질 때가 있으며, 나의 커다란 사람들은 그 속에서 때로는 미물일 뿐이더라. 그들을 위로한다는 것, 나를 위로하는 것.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 파묻혀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는 그 모든것을 끊임없이 생각함이었다. '생각을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는 생각' 이 두 구절이 나를 절절하게 위로해주었구나. 시에 감사하게 만드는 겨울은 역시 따뜻한 계절이다.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천양희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라간다 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 더보기
종강 - 새끼 손가락 마디를 파랗게 물들였던 BIC 볼펜의 기억 한국에 돌아가기까지 38일이 남았다. 프랑스에서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약 1년간의 체류를 정리할 시간이 38일 남은거다. 서서히 나에게도 '마지막' 순간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처음으로 맞은 '마지막'은 종강이었다. 지난학기에는 Faculté de Science de l'homme(우리나라의 인문대)에서 불문과 전공 수업을 들었고, 이번 학기에는 Faculté de Droit et Science politique(우리나라의 법대와 정치대를 합쳐놓은...법정대?)에서 정외과 복수전공 수업을 들었다. 프랑스에서 총 7개의 수업을 들었는데, 가장 재밌었던 과목은 지난학기에 들었던 Linguistique générale(일반 언어학)이었다. 한국에선 언어학 하기 싫어서 일부러 문학수업만 골라들었는데, 들어.. 더보기
불면증에 대처하는 방법, 아직 모릅니다 노트북이 고장이 났다. 1월 17일에 한국에 돌아가니까 귀국을 약 40일 남짓 남겨두고 블루스크린이 떠버린거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긴 했다. 다행히 사진은 미리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다 업로드해놓아서 사진 날라간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행이다 정말. 외로움과 정면으로 마주칠까봐 글쓰는게 무서워서 일기 쓰는걸 게을리 한 터라, 사진은 1년 프랑스 생활을 기록한 유일한 내 사료들이다. 가장 걱정되는건 내 불면증이었다. 노트북이 없이, 정확히 말해서 인터넷 없이 내가 편하게 잠들 자신이 없었다. 최근 며칠간 나를 우울하게 하는 소식을 몇 개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리영희 선생님의 타계소식이 나를 가장 슬프게 했다. 대학교 1학년때, 도서관에서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더보기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그 어떤 순간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말자 잠수종과 나비 감독 줄리앙 슈나벨 (2008 / 미국,프랑스) 출연 마티유 아말릭 상세보기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낀건 장 도미니크 보비라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굉장히 저널리스트적인 사람이라는 거다.(물론 실제로 패션잡지의 에디터이기도 했지만...) 한쪽 눈커풀을 빼놓고 전신이 마비된 그는 마지막 사는 날까지 세상을 표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가 눈커풀을 깜빡거리며 글을 쓸때만큼은, 병을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잠수종처럼 무거운 육체에 갇혔지만, 그의 정신만큼은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다닌다. 그렇게 그는 그의 정신은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세상에, 그리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외친다. 종종 찾아오는 무기력함 앞에서 고꾸라질때마다 그 장면 장면이 떠오른다. 죽음앞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행운을 지닌 이.. 더보기
유희열-여름날(feat.페퍼톤스 신재평): 철없던 스무살, 그 여름날의 기억 굳이 말하자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소비했고, 필요이상으로 많은 사람들과 부대꼈고, 그리고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말그대로 '어린 시절'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좀 컸냐고 물어보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그때보단 낫다'고 자부할 정도의, 그런 철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난 그때 그 시절을 좋아한다. 지금껏 살면서(뭐 얼마 살지도 않았지만)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던 때였다. 대학생의 타이틀은 나에겐 훈장과도 같았고, 처음 해보는 연애는 나를 매일 들뜨게 했다. 생각나는 대로 읽고, 쓰고, 말하는게 즐거웠다. 상처받는것조차 때로는 재밌던 시절이었다. 스스로를 마음껏 사랑하고, 내 주위를 마음껏 사랑하던 시절이었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노래제목처럼 청량한 신재평.. 더보기
대한민국 입시에 대한 단상 우선 내 얘기부터 해야겠다. 스스로 이 글을 쓰는 것이 많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맘만먹으면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울수 있는(굳이 맘먹지 않아도 된다) 이 위대한 대한민국 입시에서 나름대로 '승자'대열에 낀 사람이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고등학교'를 거쳐 '좋은 대학'을 다니는 내가, '대한민국 입시는 구리다'고 말하면 그건 누군가의 눈엔 '거만한 동정'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입시에 대해 비판도 아닌 심지어 불평을 쏟아내기엔 적합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밝고 예쁜 것'만을 추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애 첫 블로그질인데 두번째로 쓴다는 글이 칙칙하게도 입시에 대한 거라 다소 유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꼭 쓰고싶었던 건, 동생의 눈물이 나를 밑.. 더보기
첫 포스팅은 역시 좋아하는 시로 나는 세상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다.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고싶다는 뜻이기도 하고(블로그이름과도 일맥상통하다) 한편으론 내가, 그리고 내 사람들이 어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갔는지 남기고싶은 욕심이기도 하다. 그런 내게 이 시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어떤 문장으로 그를 표현할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게 한다. 가장 좋아하는 시는 아니지만(가장 좋아하는 시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시고, 어떤 면에선 교훈같이 읽히는 시다. 주어와 서술어만 있으면 문장은 성립되지만 그것은 위기와 절정이 빠져버린 플롯같다 '그는 우두커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라는 문장에서 부사어 '우두커니'와 목적어 '그녀를' 제외해버려도 '그는 바라보았다.'는 문장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그는 바라보았다.'는 행위가 뭐 그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