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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1] 베르겐(Bergen) 2013년 11월 19일. 스물두번째 날 스톡홀름을 뒤로하고 노르웨이의 베르겐이라는 도시로 날아가는 날. 이날은 새벽 네시에 일어나 호스텔에서 짐을 챙겨 부랴부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으로 떠났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떠날 생각이었지만, 전전날 지갑을 잃어버리고 난 뒤 뭔가 모든게 귀찮아진 나는 그냥 공항철도인 알란다 익스프레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이 때부터 모든 큼직큼직한 이동은 비행기로 했는데, 대부분 저가항공인 노르웨이지안 항공(Norwegia Air)을 이용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저가항공임에도 불구 최저가의 함정에 쉽게 빠지는 여자라(...) 가격만 보고 티켓을 골랐더니 매우 아침 일찍이거나 심지어는 새벽 시간대(-_-) 비행기를 자주 타야만 했다. 싼 건 다 이유가 있다. 물론 노르웨이지안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20] 스톡홀름(Stockholm) 2013년 11월 17~18일. 스무번~스물한번째 날. 이날 역시 전날처럼 날씨가 좋았다. 아침일찍 일어나 유랑 동행을 구하는 게시판에서 만난 P를 감라스탄 역에서 만났다. 사실 스웨덴에서 웬만한 볼거리는 다 본 터라, 스칸센말고는 그냥 P가 가자는대로 다닐 생각이었다. P는 스칸센에 가기 전 감라스탄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로써 나는 3일 연속 감라스탄 출근 도장을 찍게 됐다. 감라스탄을 한바퀴 돈 뒤 다시 slussen 역 쪽으로 빠져나오게 됐다. 스칸센은 유르고르덴 섬에 있다. 나는 내가 갔듯이 트램을 타고 갈 생각을 했는데 P는 나보고 페리를 타고 가자고 했다. 스톡홀름 교통권이 있으면 페리도 탈 수 있다는 걸 난 그제서야 알았다. P....넌 천재니...? 스칸센에 도착했다. 스칸센은 스웨덴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9] 스톡홀름(Stockholm) 2013년 11월 16일. 열아홉번째 날 스웨덴에서의 세번째날. 인간적으로 날씨가 너무 좋았다.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심상치 않은 화창한 날씨가 느껴졌다. 겨울 북유럽 여행에서는 햇빛을 보기 힘들다는데, 난 코펜하겐에 이어서 스톡홀름에서까지 환상의 날씨를 경험했다. 쇠데르말름 역에서 내려 항구쪽으로 내려와봤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내 비가 왔는데, 이렇게 청명한 하늘이라니. 날씨는 춥고 쌀쌀했지만 나의 산책 욕구를 꺾을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항구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오늘 나름대로 짠 일정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겨울에 북유럽을 여행한다는 건 화창한 날씨를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란 얘기를 들었는데...... 걷는 내내 나는 운이 좋은 사람임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내 눈앞에..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8] 스톡홀름(Stockholm) 2013년 11월 15일. 열여덟번째 날 스톡홀름에서의 둘째날. 이날도 비가 왔다. 나는 스웨덴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인 유니바켄(Junibaken)으로 향했다. 유니바켄은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스웨덴의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여러 동화를 테마파크처럼 꾸민 곳이다. 말이 테마파크지, 규모는 건물 하나 정도로 굉장히 작다. 하지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여러 책을 보고 자랐던 나로서는 규모가 크든 작든, 사람들이 실망하든 어떻든 스톡홀름에 간다면 이 곳엔 꼭 가야겠다고 예전부터 마음먹었다. 유니바켄은 스웨덴 민속촌 느낌인 스칸센을 비롯해 여러 박물관이 모여있는 유르고르덴 섬에 있다. 스웨덴 본섬(?)에서 유르고르덴 섬에 가려면 페리를 탈 수도 있고, 중앙역에서 버스나 트램을 타고 갈 수도 있다..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7] 스톡홀름(Stockholm) 2013년 11월 13일~14일. 열여섯~열일곱번째 날 스톡홀름으로 떠나는 날, 아침일찍 일어나 코펜하겐 기차역으로 향했다. 하필 전날 자기 전에 핸드폰 충전기가 박살이 났는데, 다행히도 코펜하겐을 떠나기 전 B오빠의 도움으로 Tiger라는 우리나라의 다이소같은 곳에서 핸드폰 충전기를 살 수 있었다. 물 하나에 빵 하나를 샀을 뿐인데 8천원 가까이 나오는 이 미친 물가의 나라에서 핸드폰 충전기는 한 십만원쯤 하는 건 아닌지 덜덜 떨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만원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정말 큰 다행이야. 기차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스트뢰에에 있는 빵집에서 커피랑 빵을 마셨다. 우리 맞은편 테이블에 덴마크 20대 남녀들이 거의 10명쯤 앉아있었는데, 정말 비쥬얼쇼크가 올 정도로 다들 잘생기고 예뻤..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6] 헬싱괴르(Helsingor, Helsingør) 2013년 11월 12일. 열다섯번째 날 이날은 호스텔에서 만난 캐나다 남자애들 두명과 함께 코펜하겐에서 교외 전철인 에스토그(S-tog)를 타고 헬싱괴르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한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헬싱괴르로 가는 기차 왕복표를 사는 것보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24시간 전구간 티켓(24 timer Alle zoner)을 사서 에스토그를 타고 가는게 훨씬 저렴하다. 나는 코펜하겐 기차역에서 24시간 티켓을 130 크로나를 주고 구입했다. 오...이 블로그에서 거의 처음으로 실질적인 정보가 등장하는 순간. 헬싱괴르로 가기 전에 코펜하겐 시내에 있는 칼스버그 박물관에 갔다. 나는 멍청하게도 칼스버그 박물관과 칼스버그 맥주 양조장을 헷갈렸다. '맥주를 아침부터 너무 마시면 안될텐데'하는 쓸데없..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5] 코펜하겐(Copenhagen, København) 2013년 11월 11일. 열네번째 날(2) 스트뢰이어트 거리를 빠져나와 크리스티안 보르 궁전 쪽으로 걸어왔다. 뉘하운을 통과해 강변(?)을 걸으며 블랙다이아몬드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다. 길거리 어디를 보든 코펜하겐 특유의 고전동화같은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러다 코펜하겐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거리를 우연찮게 지나게 됐다. 노란 벽 앞에 세워진 자전거의 모습이 인디 뮤지션의 앨범 자켓을 떠오르게 한다. 이 거리에서 우연찮게 나는 골동품 가게를 발견했는데, 여긴 완전 보물창고였다. 온갖 골동품 접시며 그릇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는 좋은 인상의 백 배 정도로 더 친절했다.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고, 나는 오로라를 보는게 목적이라 북유럽에 왔는데 온 김에 평소에 꼭 오고싶었던 코펜..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4] 코펜하겐(Copenhagen, København) 2013년 11월 11일. 열네번째 날(1) 전날과 달리 날이 매우 맑았다. 물론 추웠지만, 거의 매일 비가 와서 어둡다는 겨울 북유럽에서 이런 밝은 날은 흔치 않다기에 혹시라도 다시 어두어질까봐 호스텔에서 씻자마자 곧바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뉘하운으로 달려가 충동적으로 운하 투어를 하는 보트를 탔다. 회사마다 가격이 조금 다른 것 같았는데, 내가 탄 건 40크로나였다. 밝은 날 보는 뉘하운은 어제 흐린 날씨에서 봤던 뉘하운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줬다. 보트는 뉘하운에서 출발해 코펜하겐 운하를 따라간다. 비록 귀가 얼어버릴 것처럼 추웠지만 날씨가 지나치게 좋아 그 정도의 추위 정도는 감내할 수 있었다. 까만색 유리 덕에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가진 덴마크 왕립 도서관 앞도 지나갔다. 운하에서 블랙 .. 더보기
[퇴사기념 유럽여행 기록 13] 코펜하겐(Copenhagen, København) 2013년 11월 10일. 열세번째 날. 코펜하겐 현지인(?) B오빠 덕분에 미친 물가의 나라 덴마크에서, 2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무려 부페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코펜하겐이 생각보다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들뜬 기분에 나는 레드와인까지 시키는 호사를 부렸다. 점심을 먹고 풍족함을 느끼며 뉘하운 다음으로(어쩌면 뉘하운보다도 더...?) 기대했던 곳인 레고스토어에 갔다. 여행계획을 짤 때는 레고랜드에 가고 싶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비수기라 개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차피 코펜하겐에서 레고랜드는 멀다니 개장했어도 갈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였나, 아쉬운 마음에 더욱더 레고스토어를 기대했나보다. 레고스토어는 들어가자마자 자신들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기 시작한다. 장난감 주제에 멋진 전통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