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016 백수탈출기념 뉴욕여행 1] 첫번째 날 - 시애틀 2015년 12월 29일. 여행 첫째날 10개월 정도를 백수로 지내던 나는 12월 어느날, 체질에 너무나 잘 맞는 백수 생활을 마무리짓고 다시 월급 노예 생활을 시작해도 좋다는 기쁘고도 슬픈 통보를 받게 된다. 입사 예정일까지는 약 3주 정도가 남아있었다. 이 때 아니면 당분간 장거리 비행이 필요한 여행은 힘들겠지 싶어서 핑계 좋게 여행을 또 가게 됐다. 이번엔 그린란드에 가야겠다 싶어서 비행기표를 검색했더니 심각하게 비쌌고, 환승도 너무나 여러번 해야했다. ㅠㅠ 잠시 고민했지만, 내 흠 많은 성격엔 그래도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포기가 빠르다는 거다. 그래서 그린란드는 5분만에 포기했다. 그 다음으로 어디를 가고 싶은지 생각했고 답은 어렵지 않게 튀어나왔다. 뉴욕에 가고싶어! 나는 미드.. 더보기
[2015 홋카이도 가족여행 7] 마지막 날 - 삿포로 에어비앤비 찬양과 신치토세공항 2015년 8월 29일. 여행 마지막 날 운영자의 내적 흐름대로만 흘러가는 이 주제없고 맥락업고 정보없는 블로그에 운 없이 검색에 걸려 들어온 분들을 위해 미리 글 앞부분에 써둬야겠다. 이 글의 목적은 1.5 가지 뿐이다. 1 = 에어비앤비 호스트였던 kaori의 아파트 대 찬양 칭송 숭배0.5 = 신치토세 공항의 모습 약간 소개 오타루에서 kez라는 아주 몹쓸 사람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에서 호되게 당한 우리는 호텔을 예약해뒀던 하코다테를 빼고는 이틀 밤을 자야 하는 삿포로 에어비앤비를 앞두고 매우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kaori는 달랐다. 난 지금 진지함. kaori의 아파트먼트는 너무나 깔끔하고 깨끗했다. 삿포로에서 에어비앤비를 고민하시는 분 꼭 kaori네 집에 가세요. 시내랑도.. 더보기
[2015 홋카이도 가족여행6] 넷째날 - 비에이와 후라노 2015년 8월 28일. 여행 넷째날 게으른 자의 여행기는 장장 5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이어진다. 여행을 다녀온지는 무려 반년^^이 지났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나처럼 게으르면서 동시에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해 쿨하지 못한 사람은 블로그를 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빨리빨리 끝낼 성격도 아니면서, 그 와중에 또 '저 여행기는 또 언제 끝내지....'하는 생각이 정말 뜬금없는 순간에 떠올라 마음이 괜히 찜찜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블로그가 정기적으로 읽어주는 독자가 많냐, 그러면 또 그것도 아니고. 하여튼 결론은 게으른 사람은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도 말자는 것. 사설이 너무 길었다. 어쩄든 여행기를 이어가봐야지. 우리는 삿포로에 도착한 이튿날, 비에이와 후라노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한 3시간.. 더보기
[2015 홋카이도 가족여행 3] 둘째날(2) - 샤코탄 반도를 지나 하코다테까지 2015년 8월 26일. 여행 둘째날(2) 오타루 구경을 마친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야경으로 유명한 하코다테인줄 알았다. 차에 타자마자 나는 수면제를 병째 먹은 사람처럼 죽음에 가까운 잠에 빠져들었고(..), 그래도 여행을 왔는데 마냥 자는 건 찜찜해서 중간중간 잠시 깨서 이런 의미없는 사진을 찍었다. 차가 멈추길래 하코다테인가보다 하고 눈을 떴더니 무슨 휴게소같은 곳이 나왔다. 비몽사몽..대체 여긴 어디인가..... 잠이 한참 덜 깬 상태로 무슨 방공호같은(...) 터널을 지나니 이런 해안풍경이 나왔다. 샤코탄 반도라고 한다. 절경으로 유명한 해안공원이라고. 아직 잠이 덜 깬 자에게 이런 갑작스러운 경치는 그저 얼떨떨할 뿐이다. 여긴 어디, 난 누구........ 밑으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꽤 많이 내.. 더보기
[2015 홋카이도 가족여행 2] 둘째날(1) - 오타루(小樽) 2015년 8월 26일. 여행 둘째날 (1) 오타루 숙소로 bnb를 구한 것은 정말 매우 큰 실수였다. 여기 주인은 위생이라는 걸 모르는 인간인가보다. 너무나 찜찜한 기분으로 잠을 자는둥 마는둥하며 둘째날을 맞았다. 일단 씻고나서 나머지 가족들이 씻을 동안, 아침 먹기 전 나는 아빠와 동네 산책을 떠났다. 우리가 묵었던 곳은 정확히 말하면 오타루 옆동네(?)인데, 작고 조용한 어촌 동네다. 그러다 이렇게 유치원 갈 준비를 하는 아가들을 만남. 일본 어린이들은 저렇게 모자를 쓰나보다. 귀여움 폭발ㅠㅠ 짱구는 못말려 만화에서도 애들이 모자를 쓰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하여튼 유치원으로 떠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훈훈해졌다. 다시 컴컴한 우리의 숙소 bnb로 돌아옴. kaz라는 이름의 괘씸한 인간이 운영하는.. 더보기
외로워도 괜찮아, 가을날의 베를린 [내키는대로 떠다니는 여행기 3편] 이 글의 원 주소: https://brunch.co.kr/@ecrireici/3 외로워도 괜찮아, 가을날의 베를린 슬픈 현대사의 잔상과 힙스터들의 감성이 어우러진 도시가 건네는 위로 * 주의: 이 글은 기존 글보다도 특히나 더 오글거림(...). 오글거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도 전 원망하지 않아요. 그저 글쓴이의 허세가 낭낭한 걸 보니 이 사람이 또 가을을 타기 시작했구나 정도로 너그러이 봐주시면 좋겠네요. "이 책을 HGW XX/7에게 바칩니다". 대학 시절 본 영화 '타인의 삶'의 마지막 장면에서 느낀 어떤 감동과 비슷한 감정은, 이 영화를 본 지가 꽤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불현듯 떠오르면서 사람을 괜히 뭉클하게 만들 정도로 강렬했다. 베를린이.. 더보기
남프랑스의 좁은 골목길에서 발견한 화가의 팔레트 [내키는대로 떠다니는 여행기 2편] 이 글의 원 주소: https://brunch.co.kr/@ecrireici/2 남프랑스의 좁은 골목길에서 발견한 화가의 팔레트 예술가들이 사랑한 색과 향으로 가득한 골목골목을 스케치하듯 누비기 나는 사실 그림을 잘 못 그린다. 잘 못 그린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정도로 그림엔 정말 소질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다. 사실 그림 그리는 걸 좀 무서워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형체를 따오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수준이다. 몇 년 전 컴퓨터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울 때였다. 펭귄 그림의 선을 따오는 간단한 작업조차 무슨 대단한 대작을 그리는 양 힘겨워하는 나를 보고 선생님이 작게 한숨을 쉬며 지나간 기억이 난다. 사실 나같은 사람은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이 곧 종이를 낭.. 더보기
남프랑스에서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차를 타다 [내키는대로 떠다니는 여행기 1편] 이 글의 원 주소: https://brunch.co.kr/@ecrireici/1 남프랑스에서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차를 타다 니스(Nice)에서 아비뇽(Avignon)까지, 지중해를 따라 이동하기 기차만큼이나 여행이 주는 설렘을 증폭시키는 교통 수단은 드물다. 비행기는 타는 과정이 비일상적이어서 티켓팅하는 순간부터 색다르고 신나기는 하지만, 막상 기체에 올라타고 나면 하늘만 내리 보여주니 가는 길 풍경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물론 구름이 쿠션처럼 둥실둥실 깔려있는 하늘 풍경은 평소에 볼 수 없는 광경이니 봐도 봐도 질리지 않긴 하다). 버스나 자동차는 평소에도 자주 타는 교통수단이라 흥미가 떨어지고, 자전거는 저질 체력 덕에 한강에서 1시간만 타도 온몸이 너덜거리는 나로.. 더보기
[2015 유럽여행 기록 20] 스위스 마지막날(2) - 리기산(Rigi) 하이킹 2015년 5월 5일. 여행 열세번째날(2)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고대하던 것 중에 하나가, 알프스 산을 하이킹하는 거였다. 그린델발트에서는 마을 위주로 산책을 빙자해 짧게 걷긴했지만, 이 리기산 하이킹이 진짜 하이킹이라고 생각하고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원래 너무 기대하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그 기대를 모조리 충족시켜주었다. 이름모를 작은 하얀 꽃이 피어있는 리기산 정상. 우리는 하이킹하는 사람들을 위해 잘 정비되어있는 길을 따라 리기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코스로 걸었다. 바람이 불어서 선글라스가 머리에 걸리적거리는 와중에, 겉옷을 벗으면 춥고 입으면 더워서 난감했음. 그러나 여기선 그런거 신경쓰지말고 풍경이나 봐야한다. 저런 벤치에 앉아서 보면 더 좋음. 바닥에 앉아서 보면 또 더 좋음. 선.. 더보기
[2015 유럽여행 기록 19] 스위스 마지막날(1) - 루체른(Luzern)에서 리기(Rigi)산 가기 2015년 5월 5일. 여행 열세번째날(1)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밤 9시에 취리히에서 서울로 날아가는 비행기 일정이라 마지막 날이었지만 거의 풀로 하루를 쓸 수 있었다. 우리는 리기산에 하이킹을 하러 가기로 했다. 아침에 보는 루체른. 가는 길에 장이 열렸다. 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채소를 먹고 사는지가 그렇게 궁금하다. 양파나 감자 같은 것도 나라마다 모양이 미묘하게 다 다르다. 꽃의 나라 아니랄까봐, 동네 장에서 꽃을 파는 스케일 역시 크다. 우리나라에선 젓갈을 담아 놓는 통인데, 얘네는 피클을 담아 놓는게 신기하다. 그나저나 오늘도 여전히 지나치게 많은 백조와 청둥오리를 비롯한 각종 새들. 이 다리를 건너,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야 리기산으로 가는 배를 탈 .. 더보기